그룹 신화 신혜성 술 취해 담배 물고 편의점으로
MZ세대, 편의점 갑질 일상 … 범죄 피해 우려도
반말 등 갑질을 당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사실 그런 일이 일상이라, 이제는 화도 잘 안 나요."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체포된 그룹 신화 멤버 신혜성(43·정필교)이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기 직전 편의점에 들른 모습이 13일 공개됐다.
이날 KBS 등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11일 오전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한 편의점에 담배를 문 상태로 들어왔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걷던 신씨는 라이터와 과자 등을 현금으로 구입했다. 직원이 거스름돈을 건네자 신씨는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알바생)들 사이에서는 분통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평소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반말, 욕설 등 갑질을 당한 것에 대한 분노로 해석된다.
편의점 알바 경험이 있다고 밝힌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욕설은 물론 돈을 카운터에 던지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신혜성이 편의점에서 담배피는 모습) 저 모습을 보니, 과거 생각이 떠올라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알바 경험이 있는 30대 회사원 최모씨 역시 "한번은 편의점에서 구토하는데, 마치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인격 무시', '화풀이'…편의점 알바생 향한 갑질, 언제 끝날까
편의점 알바를 하는 MZ세대들의 분노는 통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MZ세대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8명은 손님에게 이른바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유형으로는 반말이 꼽혔으나, 인격 무시와 화풀이 등도 적지 않은 수가 경험했다.
12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거나, 현재 근무 중인 MZ세대 1652명 중 79.2%가 '손님에게 갑질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반말'이 5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장의 매뉴얼을 무시하며 요구사항을 들어달라는 '막무가내'형이 48.3%, 정확한 요구사항을 말하지 않아 여러 번 질문하게 하는 '스무고개형'이 39.8%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장 상처받은 갑질 유형은 양상이 조금 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말형이 응답률 22.5%를 차지해 1위인 것은 비슷했지만, 알바생을 무시하는 '인격 무시형'과 분노 조절을 못하는 '화풀이형'이 각각 13.6%와 12.5%를 차지했다.
MZ세대 아르바이트생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호칭으로 불렸다. 근무 중 들어본 호칭은 '저기요, 여기요'가 76.8%로 가장 많았다. '사장님' 46.9%, '아가씨' 43.6%, '언니' 34.2%, '야, 어이' 24.9%, '이모’ 20.2%가 뒤를 이었다. 이중 '야, 어이’가 듣기 싫은 호칭 67.1%로 압도적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아줌마’ 9%, '아가씨’ 6.2%, '아저씨’ 5.2%, '자기야' 3.5% 순이다.
갑질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은 MZ세대도 기성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매뉴얼만 반복하는 '앵무새형'이 41.5%로 가장 많았다. 도리어 손님에게 죄송하다고 하는 '사과형'은 34.6%, 일단 참고 본다는 '인내형'은 24.9% 순으로 대체로 갑질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여기에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편의점 범죄 건수는 2018년 1만3548건, 2019년 1만4355건, 2020년 1만469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중 2020년 기준 상해, 폭행, 협박 등 폭력 범죄가 2368건을 차지했다. 편의점 알바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알바노조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67.9%가 폭력 상황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알바생들이 처한 상황을 종합하면 갑질에 범죄 피해 우려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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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결국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직도 '손님은 왕이다' 라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내가 물건을 팔아줘서, 너가 밥 먹고 산다'는 갑질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 써달라는 요청에 대한 분노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실 상호보완 관계인데, 일종의 우월감을 드러내는 과정도 있고, 서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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