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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팁 문화’ 사라질까 …최저임금과 팁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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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주·도시에서 예외규정 폐지 추진…고용주들 강한 반발
미국 42개 주에서 음식점 종업원 등 법정최저임금 미만 받아

미국서 ‘팁 문화’ 사라질까 …최저임금과 팁의 딜레마 팁 문화가 있는 미국에서 최저임금 산정 때 팁을 포함해야 하는지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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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미국의 고유 문화 중 하나는 바로 '팁'이다. 미국에서는 음식점에서 주문받고 음식을 서빙하는 홀 종업원 대부분이 고객에게 받는 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팁 문화는 종업원의 수입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홀 종업원이 음식점 주인으로부터 받는 급여보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팁이 훨씬 더 많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팁 문화가 있는 미국에서 최저임금 산정 때 팁을 포함해야 하는지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따르면,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는 음식점 홀 종업원이나 바텐더 등에 대한 임금 규정을 놓고 미국 전역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50개 주 중 8개를 제외한 42개 주에서는 팁 받는 노동자에게 고용주가 주는 기본급을 법정최저임금 미만으로 정해도 무방하다. 팁과 기본급을 합해서 법정최저임금 이상이면 된다는 뜻이다.


NYT는 '팁 크레딧' 혹은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이라고 불리는 이런 조항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미국 전역에 적어도 550만명은 있을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추산을 제시하며, 이 조항이 오히려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팁 문화가 미국 내에서 노동자에게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 팁과 기본급을 합해도 법정최저임금 미달 경우 잦아


특히 영업장의 운영이 잘 될 경우는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종업원이 손님에게 받는 팁과 고용주에게 받는 기본급을 합해도 법정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법정최저임금에 미달할 때 고용주가 차액을 보전해 줘야 할 의무가 있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다. NYT는 여기에 팁으로 들어온 돈이 어떻게 처리되고 분배됐는지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클리블랜드 출신으로 1999년부터 요식업 분야에서 일해온 바텐더 테런스 라이스는 NYT에 "내가 이 일을 해오는 동안 그렇게 해서 보전받은 적이 있었다는 사람은 한 명도 만나 본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웨일 미국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팁 문화와 법정최저임금) 수익구조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다"며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부터 2017년 초까지 미국 노동부의 임금근로시간국(WHD) 국장을 지낸 바 있다.


팁 문화가 가진 문제 때문에 이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입법 추진이나 청원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문제는 고용주의 강한 반대다. 특히 2020년부터 약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음식점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종업원과 고용주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기에 양측 간의 의견 차가 크다.


◆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에게 불공정, 고용주와 노동자 팽팽히 대립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에서는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을 2027년에 폐지하자는 안건이 올해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진다. 또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을 폐지하고 3년간에 걸쳐 정상적 법정최저임금을 시간당 18달러(약 2만5700원)로 올리자는 주민투표 안건이 올라와 있다.


미시간에서는 팁 받는 근로자에 대한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이 내년 2월부터 폐지되며, 법정최저임금이 현행 9.87달러(약 1만4100원)에서 12달러(약 1만7100원)로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미시간의 한 요식업체 임직원은 "(이 조치가) 우리에게 잠재적으로 어떤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주의 경우 2019년에 세차원, 미용사, 네일살롱 종업원 등은 법정 최저 미만 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달리 음식점과 술집 종업원에게는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일부 진보 성향 주 의원들이 2025년 말에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목표로 법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지만, 법안 제출은 아직 요원하다.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 주지사도 찬반 입장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팁 받는 노동자들에게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을 지급하는 고용주들은 법규상으론 상당히 까다롭게 정해져 있는 근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런 법규를 명확히 지키는지에 대한 영업장 단속이나 실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지난 2012년도 미국 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요식업체 중 83.8%에서 노동법 위반 사례가 나왔다. 이 사례 중 팁 관련 사항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전역의 50만여개 음식점을 대표하는 전국음식점협회(NRA)는 팁 받는 노동자에게 고용주들이 불법적으로 임금을 덜 주는 사례들이 있긴 하지만 이는 과장돼 알려져 있으며, 현 제도는 대체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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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법무법인 센추리온 트라이얼 어토니스의 라이언 스타이가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팁 받는 노동자에 적용되는 법 규정이 워낙 모호해 선의를 가진 고용주도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에게 불공정하게 짜여 있다"며 "고용주의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당신이 팁을 희생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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