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뉴셰퍼드 발사체' 폭발 사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팰컨9·스타링크 등 승승장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vs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세계 최고 부자들의 우주 개척 경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세워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라이벌 베이조스는 우주 개발의 핵심 수단인 발사체 개발에 계속 실패하면서 '죽을 쑤고' 있다.
13일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우주 스타트업 블루 오리진사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에서 지구저궤도 과학실험 임무를 위해 뉴 셰퍼드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1단부가 고장 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 발사된 지 약 1분 만에 이상 현상이 발생한 1단부는 추락해 파괴됐고, 무인 캡슐은 낙하산이 펼쳐진 탓에 안전하게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발사체가 말썽을 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4월 첫 발사 때에도 점화, 이륙, 목표 고도 달성 등 모든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착륙에 실패해 추락하고 말았다. 이후 뉴셰퍼드 로켓은 우주 관광객의 준궤도 수송에 여섯 번 성공하는 등 21회 연속 비행을 무사히 마치면서 문제점을 해소한 듯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패가 블루 오리진의 우주 관광에 악영향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날 추락한 발사체는 무인용으로, 우주 관광용 캡슐을 실어 나를 때는 다른 발사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베이조스는 2000년 블루 오리진을 창립해 2002년 스페이스X를 세운 머스크보다 한발 앞서 우주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로켓 개발 기술 경쟁에서 뒤지면서 판판이 깨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제작 입찰에서 스페이스X에 밀려 탈락한 게 대표적 사례다. 또 스페이스X는 이미 수천개의 소형 위성을 띄어 스타링크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수천 대의 우주 인터넷 단말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장기간 항전을 가능케 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반면 블루 오리진의 카이퍼는 아직 시작도 못 한 상태다. 스페이스X는 100회 이상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팰컨9 개발에 성공해 발사 비용을 1kg당 2000달러대로 낮추면서 상용 발사체 시장도 싹쓸이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화성 탐사가 가능한 초대형 로켓 스타십의 시험 발사도 5수 끝에 성공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화성 탐사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가 하면 NASA의 발사대 임대ㆍ재활용 기술 특허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등 사사건건 맞서고 있기도 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