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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설비투자 힘 싣는 반도체 기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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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내달 청주 M15X '첫삽'…5년간 15조 투입
글로벌 반도체 기업, 선제투자 '승부수'

"위기를 기회로"…설비투자 힘 싣는 반도체 기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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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SK하이닉스가 15조원을 들여 충청북도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는다.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요 감소 등 '반도체 혹한기' 전망에도 새로운 10년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공장 신설과 착공 계획을 밝히면서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선제 투자를 통해 2025년 이후로 예상되는 '반도체의 봄'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만년 2위 설움 털겠다" 승부사 최태원의 '베팅'=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 달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eXtension)' 건설공사를 시작한다. 기존 M15 공장의 확장 팹으로, 이미 부지를 확보해둔 덕분에 착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복층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규모는 기존 청주의 M11과 M12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하다.


이번 신규 공장 건설은 지난 6월29일 SK하이닉스 이사회가 보류한 'M17 청주공장 증설' 안건과는 별개다. SK하이닉스 측은 M17 건설에 대해서는 "반도체 시황 등 경영 환경을 고려해 착공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에 나선 것은 2018년 7월 이천 M16 이후 4년2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제반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착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M17 대신 기존 공장 옆에 바로 증설할 수 있는 M15X를 먼저 짓기로 했다.


"불황일 때 더 투자해야 한다"는 최태원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또 한 번 발휘됐다는 평가다. D램 시장 및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시장 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당장 반도체 시장이 소비 위축 등으로 얼어붙고 있지만, 지금 투자해야 몇 년 후 경기가 돌아섰을 때 반도체 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과거에도 불황 속 과감한 투자로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2012년 SK그룹에 인수된 직후 평소보다 투자를 10% 이상 늘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리딩 기업으로 부상했다. 이때에도 최 회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당시 반도체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했지만,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초우량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그룹의 역량과 개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M15X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생산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황을 감안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시설 투자 '마중물' 경쟁 치열=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5년간 15조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5년 '업황 반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메모리반도체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미래에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위기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문가를 상대로 국내 반도체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7%가 현재 국내 반도체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주력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최근 수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생산시설 투자 경쟁이 벌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 확충을 위해 3년 동안 2050억달러(약 283조638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2조7936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세우고 있으며, 경기 평택에 반도체 공장 세 곳을 더 지어 총 6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충남 천안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구체화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해 생산 확대를 위해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약 138조3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신설을 위해서는 120억달러(약 16조896억원)를 투입, 내년 준공을 앞뒀다. 일본에선 소니와 공동으로 1조엔(약 9조7994억원)을 투자,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짓고 2024년 말 양산을 내다보고 있다. TSMC는 올해 440억달러(약 60조원)를 파운드리 설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인텔은 글로벌 자산 운용사와 손잡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300억달러(약 40조224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한다. 인텔은 앞서 1월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을 밝히며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로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독일에도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최근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150억달러(약 20조7630억원)를 들여 본사가 있는 아이다호주에 신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마이크론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 설비에 400억달러(약 55조3600억원)를 투입해 2030년까지 4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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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 변동 주기가 과거와 달리 짧아지는 추세"라며 "현재의 불황이 언제 호황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 속도를 너무 늦추면 시장을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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