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박용진 당 대표 후보들이 당헌 80조 개정 문제를 두고 호남서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두 후보는 광주 KBS에서 방영된 광주·전남 토론회에서 당헌 80조 개정 문제와 '위장 탈당' 논란에 휩싸인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박 후보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헌 80조 1항 원안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공격했다. 당헌 80조 1항은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 시 정지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다. 박 후보는 "저는 80조 개정을 반대했다"며 "박찬대 의원은 비대위 결정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이 후보 역시 의견을 같이 하는가"라고 이 후보에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굳이 묻는다면 80조 내용이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굳이 싸워가며 (개정을) 강행할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찬대 의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은 현재 지도부가 있고 지도부가 한 나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비대위의 결정을 두고 "이는 박용진 원칙의 승리, 당원과 국민 상식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박 후보 축하드리지만 싸운 것도 아닌데 승리라고 할 것은 없지 않냐"라고 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박 후보는 "80조 개정과 관련해 논란 및 분란이 일어나면서 사당화 논란까지 일어나 국민의힘으로부터 조롱받았다"라며 당헌 80조 개정 문제 자체가 불거진 데 비판을 가했다.
박 후보는 민 의원의 복당 문제로도 이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가 과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민 의원이 탈당하자 "(다른 의원들이) 요청해서 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민 의원의 탈당을 '꼼수탈당'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박 후보는 "이 후보는 민 의원이 당을 위해 희생한 것처럼 보이니 복당에 찬성한다는 입장 아닌가"라며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검찰개혁 법안 절차 미비에 대해 심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민 의원의 탈당이 '꼼수탈당'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인데 이 후보 주장대로라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는 위험천만한 논리, 편의주의적 태도"라며 "민 의원의 복당 문제는 당헌과 당규상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우리 당 자체의 목표와 지지자들의 요청을 관철하기 위해 민 의원이 희생했다고 생각한다"며 "특별 사유가 있더라도 1년이 지나기 전에 복당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적용하면 된다"고 답했다.
한편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질문 대신 광주와 전남 지역 경제 발전 방향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 후보는 "민생을 챙기는 게 정치의 본령이다"며 "광주·전남을 포함한 서해안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는 "전남의 경우 군 단위의 인구 소멸 문제가 심각하다"며 "가능하면 사람들이 되돌아올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 이외에 농촌 기본소득이나 햇볕연금 등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 도중에 박 후보가 "질문은 아예 안 하시나요"라고 묻자 이 후보는 "정치적 논쟁보다 국민의 삶을 현장에서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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