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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NOW] 'FDA 희귀의약품 지정'… 과연 개발 성공의 보증수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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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가치가 아닌 '타깃 질환' 대상으로 지정
신청 약품 중 68%가량 지정받아

세액공제, 독점판매권 등 많은 혜택 부여받지만
승인기간 단축이나 조건부 허가 혜택은 없어

[바이오NOW] 'FDA 희귀의약품 지정'… 과연 개발 성공의 보증수표일까? 미국 메릴랜드주 미국 식품의약국(FDA) 본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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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많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ODD)'입니다. FDA와 '희귀'라는 말 덕분에 마치 FDA가 이 신약의 가치를 인정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요. ODD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이 약이 승인을 받을 확률은 6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성공의 보증수표를 발급받은 것 같은데도 말이죠.


신청하면 68%는 지정받아… '약품 가치' 보증 아냐

우선 ODD란 FDA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직접 법률(The Orphan Drug Act)까지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지정을 위해서는 해당 약이 목표로 하는 적응증이 '희귀 질환'이어야 합니다. 통상 환자 수가 10만명 이하인 질병이고,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가 높은 질환이어야 지정 대상이 됩니다. 실제로 ODD가 이뤄지면 해당 의약품의 개발 과정은 물론 성공 시에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우선 개발 과정에서는 적응증에 대한 미국 내 임상시험 비용에 대한 25% 가량의 세액공제(ODTC)가 이뤄집니다. 개발 비용이 상당히 줄어들기 때문에 만약 ODTC 제도가 없었다면 기존 희귀의약품의 3분의 1은 개발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에 더해 희귀의약품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의 임상 비용을 지원합니다.


또 실제 시장 출시 과정에서는 승인신청 수수료가 면제되고, 시판 후에는 동일 계열 제품 중 최초 승인(first-in-class) 시 7년간 시장 독점 판매권을 부여받게 됩니다. 즉, 이 기간 동안에는 복제약이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는 전통적인 지식재산권 상의 특허 보호나 물질적 인센티브보다도 우월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ODD가 '의약품'이 아닌 '질환'에 대해서 지정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합니다. FDA가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봤을 뿐이지 실제로 이 약이 해당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치를 가졌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 품목허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니라 심사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인허가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2018년까지 7183개 품목이 ODD를 신청해 67.5%인 무려 4852개 품목이 ODD를 받는 등 ODD 지정 의약품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FDA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보다 까다롭게 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속 허가' 대상도 아냐… '우선 심사' 지정 돼야
[바이오NOW] 'FDA 희귀의약품 지정'… 과연 개발 성공의 보증수표일까?

ODD와 얽힌 또 다른 오해들도 있습니다. ODD를 받게 되면 통상 국내에서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나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조건부 허가를 받는 등 보다 빠른 허가가 가능해지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ODD와 이들 제도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패스트 트랙, 조건부 허가 등의 제도는 ODD가 아닌 '신속심사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FDA는 신약 승인 과정에서 ▲패스트 트랙(fast track) ▲혁신신약(BTD)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등 승인을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는 4가지 신속심사 제도를 운영합니다.


우선 패스트 트랙은 심각한 질환(serious condition)의 치료가 가능하고 미충족 수요의 해결 가능성이 있는 신약을 대상으로 지정됩니다. 의학적 미충족 수요의 해결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치료법이 없거나 ▲기존 치료법의 약효가 부족한 경우에 효과가 있거나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효과가 있거나 ▲기존 치료제와 병용해 효과적 사용이 가능하거나 ▲기존치료제 대비 독성 및 약물의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줄이거나 ▲기존 치료제 대비 복약순응도를 개선해 심각한 상태를 개선하거나 ▲공급중단 등의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ODD와 패스트 트랙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실제로 희귀의약품에 부여되는 혜택 중 패스트 트랙은 없습니다. 물론 2013~2018년 FDA 승인 신약 중 희귀의약품이 107개고, 이 중 50개가 패스트 트랙으로 동시 지정됐을 정도로 ODD가 패스트 트랙의 지정 가능성을 높인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들은 단지 두 제도에 동시 지정됐을 뿐, ODD가 곧 패스트 트랙을 담보한다고 볼 수는 없는 셈입니다.


심지어 패스트 트랙이 빠른 승인을 위한 제도인 것도 아닙니다. 제도에 '빠른(fast)'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보니 이렇게 오해하게 되고는 하지만 이러한 승인기간을 단축해 주는 제도는 패스트 트랙이 아닌 우선 심사입니다.


통상의 '일반심사'가 승인 신청 후 10개월 가량의 심사 기간을 거치는 데 비해 우선심사는 이 기간이 6개월로 줄어듭니다. 이후 심사승인(filling)까지 최대 60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심사가 1년가량 걸린다면 우선심사는 8개월만이 걸리는 셈입니다. 반면 패스트트랙은 이 같은 혜택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임상 단계 별로 FDA와 보다 밀접한 소통이 가능해지고, 실제 허가 신청 과정에서는 신청을 개발 단계별로 분할해 내는 '롤링 리뷰(rolling review)'의 혜택이 주어집니다.


조건부 허가도 대상 아냐… '가속승인' 받아야
[바이오NOW] 'FDA 희귀의약품 지정'… 과연 개발 성공의 보증수표일까?

ODD를 통해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조건부 허가가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ODD에게 주어지는 혜택 중에는 이러한 지원이 없고, 해당 제도는 가속승인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가속승인은 심각한 질환의 치료가 가능한 의약품으로 임상적 대리지표 혹은 중간임상 지표로 예측 가능한 약물의 효과가 기존 치료법 대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이는 경우 임상적 대리지표를 충족하는 임상의 결과로 승인을 내주는 제도입니다. 통상 임상 2상 결과로 이러한 승인이 이뤄지고, 승인 후 일정 기간 내에 확증임상을 통해 약효를 밝혀내야만 합니다.


가속승인 역시 ODD와는 별다른 연관이 없습니다. 직접적 연관성이 없을 뿐더러 2013~2018년 FDA 승인 희귀의약품 107개 중 불과 13%인 14품목만이 가속승인을 받아 최종 승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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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D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전체 신청 품목 중 33%는 지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희귀질환을 타깃한다는 점에서 여러 혜택이 주어질 뿐, 약 자체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ODD를 받더라도 이 중 6분의 1가량만이 최종적으로 의약품 승인을 받고, 이 가운데서도 신약 승인을 받는 건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희귀의약품' 지정이 결코 신약 개발을 담보하는 것은 아닌 셈입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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