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뉴웨이브]암호화폐는 정말 내재가치가 없는가

시계아이콘01분 22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뉴웨이브]암호화폐는 정말 내재가치가 없는가 김승주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학과장.
AD

암호화폐에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이들은 '암호화폐는 프로그램으로 얼마든 찍어 낼 수 있기에 내재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화폐란 것은 발행 주체 및 이를 가치적 도구로 인정하는 집단에 의해 특성이 결정된다. 우선 발행 주체에 대해 논의해 보자. 베트남 전쟁 등으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오일쇼크까지 발생하면서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내기 시작했고, 결국 1971년 8월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제’를 포기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 중앙은행은 엄청난 양의 달러를 찍어내 부실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했으며, 코로나19로 경제가 봉쇄됐던 2020년 3~4월에도 이러한 정책은 반복됐다. 이렇듯 기존의 법정화폐는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 결정할 경우 언제든 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프로그램을 수정하면 얼마든 돈을 생성해낼 수 있다. 다만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를 정부나 기관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해당 암호화폐 사용자들 전체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나마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고정돼 있기도 하다.


두 번째로 화폐의 가치에 대해 논의해 보자. 미국 달러에서 볼 수 있듯이 화폐의 가치 및 안정성은 해당 화폐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신뢰란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Sapiens)'에서도 언급했듯 정치, 사회, 경제가 결합된 매우 복잡한 관계의 산물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약 1억600만명의 인구가 보유하고 있으며, 일일 비트코인 사용자 수는 4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최근 블록체인 분야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이라고 불리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이 등장하면서 사용자 수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치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 이미 존재한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의 경우 1개의 테더를 발행하기 위해 1달러를 은행 계좌에 담보로 예치해야 한다.


이외에 암호화폐는 기존 법정화폐가 하지 못하는 부가적인 기능까지도 제공할 수 있다. 2세대 암호화폐로 불리는 이더리움의 경우 블록체인에 거래 기록 외에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스마트 컨트랙트)까지 등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DApp, DAO, DeFi, NFT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치 구글과 애플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자유롭게 업로드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스마트폰의 기능을 점점 더 다양하게 만들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암호화폐를 단순히 내재가치가 없다고 폄훼하는 것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매우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이다. 우리가 애플의 앱스토어를 대단한 발명품으로 인정하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암호화폐 또한 그렇게 평가되고 대접받아야 한다. 암호화폐가 단순 화폐의 기능을 뛰어 넘어 어디까지 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AD

김승주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학과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