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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불면증 환자 68만명 … 수면제 없이도 잠드는 '디지털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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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x시대⑤] 코로나 블루로 수면장애 호소↑
인구 20%가 경험하는 '흔한 질환'
스마트폰·워치가 데이터 분석 … 6~9주간 맞춤형 수면 질 개선
불면증 중증도도 45%나 줄어 … 임상환자 76% 수면 개선 효과

국내 불면증 환자 68만명 … 수면제 없이도 잠드는 '디지털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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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제때 잠에 들지 못해 괴로운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 노인 인구의 증가, 약물이나 카페인 섭취 증가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최근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코로나블루)으로 불면증을 겪거나 코로나에 확진된 후 후유증으로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례도 많다. 수면은 인간의 뇌를 쉬게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인 만큼, 장기간 잠을 못자는 불면증을 겪다보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뿐 아니라 자칫 중증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으로 악화될 수 있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7년 56만명에서 2018년 59만명, 2019년 63만명, 2020년 65만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6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정신·행동장애, 기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신경계질환 등으로 정상적인 수면에 지장을 받고 있는 환자를 더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아진다. 전문가들은 통상 불면증이 인구의 20%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닌 수면유도제 등의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침대에 센서를 달거나 잠잘 때 착용하는 밴드, 고글 등과 같은 웨어러블기기로 생활습관과 생체리듬, 수면정보 등을 측정하고 숙면을 유도하는 IT기기들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빗소리, 바람소리 등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백색소음(ASMR)을 들려주거나 명상, 간단한 스트레칭 등으로 잠자기 좋은 신체 상태를 유도하는 건강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돼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이용된다. 디지털치료제(DTx)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불면증 환자의 수면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처방을 내려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

국내 불면증 환자 68만명 … 수면제 없이도 잠드는 '디지털치료제'


불면증 치료 패러다임 바꾼 DTx

불면증의 표준 치료방법은 인지행동 치료(CBTi)에 기반한다. 생활습관, 수면 패턴, 왜곡된 인지, 잘못된 건강정보 등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만성화되는 기전을 차단하고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약물적 치료다. 약물 치료와 비교할 때 치료 효과를 보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부작용이 덜하고 치료가 완료된 후에도 효과가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의사는 환자의 수면리듬과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파악한 뒤 수면 생활 계획, 수면 제한 요법, 자극 조절 치료, 이완 훈련, 수면 위생법 교육 등을 통해 환자의 행동과 주변환경을 개선하고, 환자 스스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훈련시킨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DTx는 이 인지행동치료를 의사가 직접 말로 전달하는 대신 앱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미국 페어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개발한 '솜리스트(Somryst)'는 2020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방용 DTx로 허가를 받았다. CBTi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면 제한을 돕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디자인된 알고리즘에 의해 짜여진 6~9주 간의 맞춤 교육과 과제를 앱으로 제시한다. 의사에게는 의료진용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 환자 데이터를 제공하고 환자 관리를 돕는다. 임상시험 결과, 불면증 환자들이 이 DTx를 사용하고 난 뒤에는 잠에 빠져드는 시간이 45%, 밤에 깨어 있는 시간(야간 각성시간)은 52% 줄어들었다. 불면증 증상의 중증도는 45% 줄고, 치료 후 6~12개월 뒤에도 지속적인 수면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빅헬스(Big Health)에서 개발한 '슬리피오(Sleepio)'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침실 상태, 생활패턴 등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소와 수면 스케줄 등을 관리하는 6단계로 구성된 치료 프로그램이다. 이 역시 임상시험 환자의 76%에서 더 나은 수면 효과를 확인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2019년 런던 시민 등 약 1000만명에게 국가 차원에서 비용을 지원하며 슬리피오를 처방하는 등 DTx 활용·보급 정책을 펴기도 했다.


DTx 1호, 불면증치료제에서 나올까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고 확증임상 단계까지 진행된 DTx 5개 중 2개가 불면증치료제다. 지난해 9월 웰트의 '필로우Rx(PILLow Rx)'와 에임메드의 '솜즈(Somzz)'가 나란히 환자등록 등 임상시험에 들어가 최근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양사 모두 확증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올해 안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가 6~9주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환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매일 수면일기를 작성하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면습관 교육, 자극조절, 수면 제한, 인지적 기법 등 불면증 환자의 행동을 중재 또는 제한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불면증 환자에겐 고정적인 수면 스케줄이 중요하고,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이 안 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을 끊임 없이 주지시킨다. 앱을 통해 환자에게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시간, 잠자리에 누워야 하는 시간을 지시하고 낮잠은 금지한다.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는 "정신과 의사가 불면증 환자와 면담하며 알려주는 불면증 치료에 꼭 필요한 정보와 치료과정을 환자가 일상에서 비대면으로 계속 관리받게 된다"며 "매주 병원을 찾지 않고도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끊임 없이 훈련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로우Rx 역시 환자에게서 수집한 생활습관 데이터와 수면일기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맞춤형 스케줄을 제시한다. 앱이 제공하는 취침시간에 맞춰 환자가 매일 알람을 설정하고, 환자가 궁금한 점이 있을 땐 언제든 앱을 통해 상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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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지 웰트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불면증 DTx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수집,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자동으로 수면 데이터를 측정한다"면서 "환자의 취침·기상시간, 운동시간, 걸음이나 심박수 등 스마트폰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모든 정보에 접근해 환자를 360도 들여다보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향후 환자의 디지털 생체신호뿐 아니라 병원 데이터와 연동해 투약정보, 기저질환 정보 등을 가져오고, 스마트폰 앱이 인지한 환자의 카드 사용 내역과 같이 일상 생활에서 발생한 사건을 분석해 DTx 처방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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