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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내몰리는 발달장애 가정…반복되는 비극의 고리 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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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가정이 죽음의 절벽에 서 있을 때 국가는 곁에 없었다"
돌봄 책임·생활고…발달장애 가정 참극 계속돼
장애부모단체 "발달장애인 탈시설·자립 지원해달라"
국회서 '발달장애인법' 통과됐지만 구체성 부족해

벼랑 끝 내몰리는 발달장애 가정…반복되는 비극의 고리 끊을 수 있을까 30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의 주최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설치 및 서울시 발달·중증장애인권리쟁취 농성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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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극심한 생활고와 돌봄 부담 등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발달장애 가정의 극단적 선택 사례가 늘고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 비극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장애인 지원서비스와 정책이 부족해 돌봄 부담이 고스란히 보호자에게 전가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호소해왔다.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와 함께 극단 선택을 하는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에서는 6세 발달장애 아들과 40대 모친이 아파트에서 함께 몸을 던져 세상을 떠났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서도 60대 여성 A씨가 중증 장애를 가진 30대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인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딸만 숨졌다. 영장실질검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던 A씨는 "미안하다. 같이 살지 못해서"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의 딸은 최근 대장암 1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달장애 가정에서의 참극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월2일에는 친모가 발달장애인 자녀를 숨지게 하는 사건이 경기 수원과 시흥에서 각각 발생했는데, 두 가정 모두 한부모 가정이자 기초생활수급가정으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난 2020년 이후 발생한 발달장애 가정의 참극은 서울에서만 9건에 달한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장애인부모연대는 최근 숨진 장애가족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서울시의회 앞에 차리고,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통과를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계속되는 발달장애인들의 참극을 막기 위해선 장애인 탈시설 관련 조례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분향소는 지난 23일 숨진 발달장애 가족의 49재인 오는 7월10일까지 운영된다.


이날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은 "서울시가 지난해 3월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발표했다"며 "그 조례가 만약 작년에 제정됐더라면 올해 이렇게 발달장애인이 살해당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또한 "이들이 죽음의 절벽에 서 있을 때 국가는 이들 곁에 있지 않았다. 정부가 조금만 더 발달중증장애인의 권리 보장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을 희망을 줄 수 있었다"며 국가의 책임을 강력히 촉구했다.

벼랑 끝 내몰리는 발달장애 가정…반복되는 비극의 고리 끊을 수 있을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삼각지역 승강장에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한 후 앉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장애인단체들은 돌봄의 책임이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데, 생업이 있는 부양자가 장애인 가족을 24시간 보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장애인 지원서비스와 정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의 80%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애인 돌봄 부담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발달장애인은 25만 5207명으로 이 중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6만 8807명으로 26.9%에 불과하다.


이에 지난 29일 국회에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의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법안 공포 2년 후부터 전국 17개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선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윤진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법안의 취지에 대해서는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법안의 내용, 예산이 얼마나 투입되는 것인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법안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법안에 등장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점과 더불어 개정된 조항이 공포 2년 뒤 시행된다는 점도 장애가정에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윤 사무처장은 "장애인복지법상 발달장애인은 다 중증장애인이고, 최중증 장애는 법적 용어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일단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법적 정의부터 필요할 것"이라며 "발달장애인 지원체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최중증만 분리시켜서 지원한다는 것에는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혼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본회의에서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치매·뇌혈관성질환 등)이 있는 장애인도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기준 65세 미만 노인성 질환자 등록장애인은 2만5368명으로, 개정안 시행에 따라 이들 중 2700여명이 장기요양에 더해 활동지원급여를 추가로 이용할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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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이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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