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노래방·감성주점 모처럼 기지개…대기줄에, 예약표까지
마스크 속박 2030세대 "끝까지 달려보자" 공격적 소비 이어가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한 잔 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후 첫 주말을 맞은 23일 오후 11시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일대.
지역의 대표적인 MZ세대 놀이터답게 그동안 마스크에 속박된 젊은 세대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아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상권이 회복된 분위기였다.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클럽과 감성주점에서 내뿜는 음악소리로 활력이 넘쳤고, 화려한 네온 조명이 어둠을 내몰아 내며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주점은 단체 손님으로 테이블이 거의 만석을 이룬 곳이 많았고, 몇 곳은 자리가 없어 대기줄이 입구 밖까지 형성되기도 했다.
한 치킨집 사장 정희(56·여)씨는 일손이 부족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일을 보거나 홀서빙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행복한 비명'이다.
정씨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잠들어있던 도심 지역이 이제는 활기를 띄고 있어 매출이 점점 회복되고 있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가게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면 아르바이트생도 다시 뽑을 것"이라며 "일절 없던 술 손님이 늘어 대리운전을 대신 불러주는 것도 일이 됐다"며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노래방에서도 모처럼 반주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노래방 입구에는 손님이 대기 번호표를 뽑아 기다릴 정도였다. 이곳 관계자는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됐냐'는 질문에 "숨 돌릴 틈도 없어서 인터뷰 짬 낼 시간이 없다"며 금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다른 노래방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풀린 지난 18일 이후로는 예약손님이 꽉 찼다"며 ""다시 매출이 회복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영업제한 시간에 묶여 아쉬움을 남기고 집으로 귀가해야만 했던 시민들은 이날만큼은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억제된 욕구를 분출하며 '공격적 소비'를 이어갔다.
개성을 드러내는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 중이던 한 무리는 "오늘 끝까지 달려보자"라고 너스레를 떨며 2차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해일(30)씨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혼자 묵혀야 할 때가 많았다"며 "이제는 거리두기가 풀려 친구와 모임을 갖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방긋 웃었다.
화려한 조명 뒤에도 그늘은 존재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임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결국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점포의 흔적도 엿보였다. 특히 많은 인파로 북적였던 이날 거리와 대비되면서 '그림자'가 유독 커 보였다.
직장인 김선호(29)씨는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로 자영업자들이 한 시름 내려놨지만, 다시 상권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빈 점포 가 채워져 탄탄한 상권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문 닫는 가게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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