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극장으로 알려진 인천 애관극장을 보존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은다.
인천시는 18일 인천영상위원회,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애사모), 애관극장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애관극장 보존·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협약에 따라 애관극장 보존·활용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검토하고, 인천영상위원회는 애관극장이 영화 영상 문화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또 시민단체는 애관극장 활성화를 위한 시민 모금운동을 펼치고, 애관극장 측은 민·관의 다양한 사업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일단 애관극장이 민간에 매각되는 상황은 막을 수 있게 됐다.
인천 중구 경동에 있는 애관극장은 1895년 설립된 한국인 최초의 활동사진 상설관 '협률사'를 이어받아 1925년 '애관'으로 이름을 바꾼 뒤 127년간 역사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관극장은 개항기 이후부터 인천의 연극·공연·영화 등 문화 활동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멀티플랙스 상영관들이 등장하면서 인천의 많은 극장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이제는 애관극장만이 간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객 감소에 따른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극장 측은 민간 매각을 검토해왔다.
지역 시민단체와 예술인들은 지난해 4월 애사모를 결성하고 인천시에 애관극장 공공 매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구광역시나 강릉시는 민간예술극장을 공공자원으로 보고 조례를 제정해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인천시는 애관극장을 감정평가금액에 따라 매입해 근대문화유산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연구용역 결과 지속적으로 들어갈 재원 등을 고려할 때 관 주도의 공공 매입은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협약식에서 박남춘 시장은 "최근 단관극장이 점차 사라지고 애관극장 또한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애관극장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행정, 시민사회 등 주체별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문화적 자긍심과 상징성을 지닌 애관극장을 보존하고 미래세대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해주기 위해 다함께 지혜를 모아가자"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