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사태,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생산에 박차 가하는 기점 돼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러시아가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 침몰로 자존심이 긁힌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함 미사일 '넵튠'이 실제로 기함을 격침한 주인공인지 주목받는다고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침몰 원인이 화재에 따른 폭발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넵튠은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호에 쐈다고 주장하는 지대함 미사일로, 그간 자체 개발해온 무기 중 하나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마크 캔시언 선임고문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는 넵튠 미사일로 자국이 모스크바호를 파손 혹은 침몰시킬 역량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자부심의 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해안 부근에서 러시아 함대를 억제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도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넵튠 미사일이 모스크바호를 격침했다며 이를 자국 방산의 성취로 보는 시선이 나온다.
WP는 개전 후 서방의 군사 지원으로 외제 무기를 받아 써온 우크라이나가 사실 소련 시기부터 미사일 등을 생산해온 주요 무기 수출국이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는 몇 년 전까지 우크라이나의 주요 무기 수출 시장이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2020년 우크라이나 무기 수출의 5분의 1이 러시아 몫이었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자 이런 기술력을 토대로 자체 국방을 위한 무기 개발·생산도 동시 진척됐다.
WP는 넵튠 미사일의 등장 또한 이런 움직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당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국영 방산업체 '루치 설계국'(LDB)이 소련제 KH-35 미사일을 개선한 것이다. 이 업체는 1965년 설립돼 냉전 시기 소련의 미사일을 생산해왔다.
WP는 개발 착수 시점은 2014년 이전이지만 크림반도 사태가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기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합병 다음 해인 2015년 넵튠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열린 무기 전시회를 통해 공식 석상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인도네시아 등 4개국이 이 미사일 도입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모스크바호를 격침한 것이 사실이라면 첫 실전 사례가 된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 국방부가 정보 분석 결과 이런 판단을 확정한 가운데 러시아는 함정 내 탄약 폭발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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