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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총 맞는 美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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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101명. 몇해 전 인기를 끌었던 한 프로그램의 아이돌 지망 연습생 숫자가 아니다. 올 들어 미국에서 근무 중 총에 맞은 경찰관의 수다. 강한 공권력로 유명한 미국에서 최근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2일(현지시간) 전미경찰협회(FOP)에 따르면 2022년 4월 1일까지 17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101명의 경찰관이 근무 중 총격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규모다. 2020년과 비교해도 63% 증가했다. 주별로는 아리조나, 텍사스, 뉴욕, 조지아, 워싱턴 순으로 많았다.


미국 내에서 총기 문제는 대표적 골칫거리로 손꼽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주요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치안이 급격히 악화하며 총격 사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죄 대응에 나선 경찰들을 대놓고 겨냥한 총격까지 급증한 것이다. FOP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경찰 대상 총격 중 매복 공격의 비중은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최근 들어 총기 규제를 통한 총기 범죄 근절에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상태다. 연초 뉴욕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매일 이 나라에서 316명이 총에 맞고 106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큰 우려를 표했다. 당시 대통령의 뉴욕 방문은 근무 중 총에 맞아 사망한 뉴욕경찰(NYPD)의 장례식 다음날 이뤄졌다. 고 윌버트 모라 NYPD 경관은 연초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맨해튼 할렘 지역에 출동했다가 총을 맞고 사망했다. 올 들어 근무 중 총격으로 사망한 6번째 NYPD였다. 함께 출동한 제이슨 리베라 경관은 그에 앞서 장례식을 치렀다.


모라 경관의 여동생은 장례식에서 "누가 그들을 보호하냐"고 질문을 던졌고, 경찰 출신인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공포의 잿더미에서 평화의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총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두 젊은 경관의 죽음 이후, 뉴욕 시장은 물론, 대통령까지 대대적으로 총기 범죄 근절을 외쳤지만 무엇이 달라졌을까.


당장 달라진 것은 없다.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피닉스에서는 가정 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9명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부터 덧붙이겠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최근 잇따른 총기 범죄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치솟는 범죄율은 표심에도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각종 범죄 대응에 나서야 할 일선 경찰들의 동요도 커지고 있다. FOP의 패트릭 요스 회장은 "우리는 지금 진짜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법 집행관인 경찰을 향한 폭력은 지금껏 36년간 내가 봐왔던 것과 다르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찰관을 겨냥한 총격이 이 정도인데 일반 시민들의 불안감은 어떨까.


뉴욕만 따져봐도 팬데믹 이후 총기 범죄가 급증한 추세가 확인된다. NYPD가 공개한 뉴욕시 총기 범죄 발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해동안 발생한 총격사건은 1561건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779년의 두 배 수준이다. 또한 미국 내 총기 폭력 사망자는 2021년 총 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애틀란타 총격 1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도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한편, 총기 폭력 전반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행정부가 최근 공개한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는 급증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주·지방정부 범죄대응 프로그램 300억 달러, 총기밀매 대응 17억 달러 등도 포함됐다. 일명 고스트 건(Ghost Gun, 유령 총)이라고 불리는 사제 총기류를 규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다수의 총격사건이 추적 불가능한 고스트건이나 불법 거래 총기류로 파악된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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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선언한 총기 범죄와의 전쟁이 조금이라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히 약화된 지역 경찰과 사법기관의 단속력부터 강화돼야 할 것이다. 모라 경관의 장례식장에서 거듭 쏟아졌던 발언을 반복해본다. "더 이상은 안된다(enough is enough)."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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