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IC 인근 만성 정체구간
2008년 궁여지책으로 오토갤러리 블록 P턴 허용
중고차 업체들 영업 마비…"문 닫은 업체 30곳 넘어"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지난 26일 오전 10시경 서울 서초구 양재의 중고차 매장 ‘오토갤러리’ 앞. 차량이 하나 둘 모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긴 행렬을 이루었다. 진출입 차량들이 뒤섞이며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이들 차량 대부분의 목적지는 양재 코스트코다.
10년 넘게 코스트코를 들어가려는 자동차들이 양재 오토갤러리를 감싸고 있다.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오토갤러리는 서초구청과 경찰 측에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읍소했다.
오토갤러리는 양재 코스트코 옆에 위치하고 있는 외제차 전문 중고차 매장 상가다. 아시아에서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양재 코스트코와 붙어있는 탓에 주변 교통 상황에 시달리고 있다. 주말이나 주중 저녁이 되면 코스트코 진출입 차량들이 오토갤러리 주변을 에워싼다. 오토갤러리 매장을 감쌀 정도로 기다란 줄은 줄어들지도 않아 계속해서 오토갤러리의 영업을 방해한다. 실제로 양재 코스트코 일대는 시민들 사이에서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시작은 2008년이었다. 양재 코스트코는 2000년 12월12일 개점했지만 시작부터 주차대수(730대)의 한계를 안고 있었다. 코스트코를 향한 차량과 경부고속도로로 가려는 차량이 겹치면서 양재 IC 인근도 만성 정체구간이 됐다.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2008년 서초구청과 경찰은 궁여지책으로 오토갤러리가 위치한 블록에서의 P턴을 하도록 했다.
이후 오토갤러리 측은 영업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고 하소연했다. 오토갤러리 관계자는 “외제차를 사러 온 사람들이 교통체증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영업장으로 향한다”며 “지난해 한 해 동안 문 닫은 업체도 3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반도체 대란 때문에 중고차의 인기가 커졌지만 오토갤러리는 전혀 수혜를 입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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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갤러리 측은 서초구청과 경찰 측에 10년 넘게 P턴을 없애달라고 요구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오토갤러리 관계자는 “해당 민원을 담당하는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인사 문제로 계속 바뀔 때마다 똑같은 설명을 여러 번 하는 것도 지친다”며 “서초구청이나 경찰 측이 P턴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코스트코가 임시 주차장뿐만 아니라 외부에 더 많은 주차장을 늘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청 측은 “현재 코스트코로 들어가는 양재동사거리 교차로의 교통체계 변경을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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