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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의 역습]벼락거지 공포에 빚투…차라리 대출 힘들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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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격 하락 국면에 금리 인상기 공포 "신용불량자 증가 우려"

[레버리지의 역습]벼락거지 공포에 빚투…차라리 대출 힘들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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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김혜민 기자, 김동표 기자]


취업준비생인 20대 A씨는 카드론을 통해 300만원을 대출받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락장을 맞아 원금 대부분을 잃었다.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3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주식 투자를 감행했다.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를 시작했지만 시장 급락의 여파로 현재 계좌 수익률은 -30% 수준. 아르바이트를 통해 대출이자를 겨우 갚아나가는 A씨는 "시장이 무서운지도 모르고 빚을 내 주식과 코인 투자에 뛰어든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벼랑 끝으로 몰리자 오히려 20·30세대에게 대출이 쉽게 이뤄진 환경 자체를 원망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청년세대의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쉬워지면서 동학개미운동을 주도한 것 아니겠냐"면서 쓴웃음을 지웠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B씨는 1년여 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사내대출까지 모두 끌어모아 경기도의 한 구축 아파트를 매입했다. 매매가격 3억4000만원 중 70%인 2억4000만원이 대출이었다. 그사이 집값은 1억원 이상 올랐지만 최근 금리인상, 집값하락을 동시에 마주하면서 갑갑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집값은 올해 들어 3000만원이 떨어졌는데, 신용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반대까지 올랐다. B씨는 "이자부담은 갈수록 늘어날텐데 집값마저 대세하락으로 이어진다면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벼락거지 공포와 쉬운 대출= 코로나19 이후 주식·가상화폐·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 상승을 이끈 주역은 2030세대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음) 빚투(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될 것이라는 공포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열심히 일해도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데 자산을 가진 사람은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버는 모습을 보면서 무리를 해서도 투자를 해야겠다 마음먹은 청년들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시장의 폭락과 반등을 눈으로 확인했고, 저금리 기조로 적금과 예금이 더이상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인식도 빚투를 부추겼다.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아이러니하게 무리한 투자를 부추긴 꼴이 됐다. 실제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는 고소득층과 고액 대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20·30세대의 소액대출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도 이들이 대출받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영끌을 통한 무리한 아파트 매수는 최근 5년간 크게 상승한 집값 탓이 크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현 정부 출범 이후 4년8개월 동안 6억원대에서 12억원대로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영끌’로 서울 강북구에 아파트를 산 30대 직장인 C씨는 "소득은 제자리인데 집값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르는 것을 보고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봤다"고 말했다.


◆빚폭탄 '신용불량자 경고음'= 문제는 무리한 빚투로 인해 신용불량자 증가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가구주의 부채는 11% 증가한 평균 1억1190만원으로 조사됐다. 30대만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도 3550만원에 달했다. 대학 등록금과 주거 등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빌린 자금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0대 이하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여러 곳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청년들도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청년층의 가계대출 중 32%, 약 150조원은 다중채무로 분석된다. 다중채무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악성 부채로 평가되고 있다.


주식 빚투 열풍은 신용거래융자로 증명된다. 2020년 말 9조원대에 불과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1월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5월 22조원에 이어 8월에는 25조원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2030세대의 신용융자 이용자수는 두배 이상 증가했다.


청년층이 중장년층에 비해 보유한 자산이나 소득이 낮아 시장 충격에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주식 수익률은 처참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신규 주식 투자자 및 20대 이하 주식 투자자의 75%는 신용융자 활용을 통해 손실을 봤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적극적으로 신용 거래를 사용하는 20~30대 이하의 젊은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낮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시장 역시 급락장을 연출중이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아직 바닥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물이 없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도 가격이 내리면서 살얼음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둘째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지난달 넷째주 마이너스로 처음 전환된 후 4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집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5월말 이후 1년7개월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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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청년들도 소득이나 상환능력에 따라 스펙트럼이 다양한 만큼 20·30 대출 현황에 대한 세부적인 진단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청년들 다수가 영끌, 빚투를 했고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로는 오히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금리인상기에 상환에 부담을 느낄 청년들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모럴 해저드를 조장하지 않는 선에서 대책을 잘 설계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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