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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 신설 논의 본격화…벌써부터 '김칫국' 난무한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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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 신설 논의 본격화…벌써부터 '김칫국' 난무한다[과학을읽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고흥=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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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의 우주개발을 주도할 전담기구 설립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주관 부처ㆍ소재지 등을 둘러 싸고 관계 기관ㆍ유치 희망 지역들이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


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서 우주개발 전담 기구 설치가 사실상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19일 대통령 직속의 국가우주정책 집행기구인 '우주전략본부'를 설치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항공우주청 설치를 약속했고, 심상정 정의당ㆍ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도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서는 우주개발 전담 기구 설치가 유력시된다. 기존의 행정 체계로는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주개발 사업은 국가 주도의 연구개발 사업 형태로 진행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예산ㆍ정책 등을 지원하고 연구 개발 실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담당한다. 우선 과기정통부의 지원 역량 자체가 현저히 떨어진다. 우주 담당 부서는 단 2개 과에 불과한데다 담당 공무원들도 잘해야 2~3년이면 자리를 옮겨 전문성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매번 프로젝트 때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고, 예산 규모의 한계도 뚜렷하다. 과기정통부가 관리ㆍ집행할 수 있는 우주개발 예산은 연간 2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인력과 시간ㆍ노력을 집중 투자해 빠른 시간 내에 높은 성과를 내야 하는 최근의 우주 개발 트렌드에는 맞지 않다. 누리호가 개발 착수부터 1차 발사까지 11년이나 걸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문가들은 예산ㆍ인력을 집중 투자했다면 5년 안에 마무리됐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행정 체계로는 우주 산업 육성은 산업통상자원부, 기술개발은 과기정통부, 우주 안보는 국방부, 보안ㆍ대공은 국가정보원 등 여러 갈래로 흩어진 우주 관련 업무를 총괄ㆍ협의ㆍ조정하는 것도 어렵다.


이같은 한계는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우주위원회를 설치해 우주 개발 관련 부처간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겼다. 과기정통부가 앞으로 우주개발사업이 연구개발이 아닌 일반 사업(계약 체결 및 조달 체계)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도 했다. 또 미국의 항공우주청(NASA)처럼 예산ㆍ정책ㆍ연구개발ㆍ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총괄하는 우주전담기구 신설은 행정 지원 체계 효율화ㆍ전문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벌써부터 이같은 우주개발 전담 기구 설치를 두고 관계 기관ㆍ지역에서 '우선권'을 주장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 각 부처들이 우주개발 전담 기구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과기정통부가) 그동안 우주 개발 업무를 잘 진행해 왔다"며 신설시 과기정통부가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부처들도 있다. 산업부는 우주 산업 육성을 위해 전담 부서인 자신들이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미 항공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우주군 창설 등에 나선 국방부 등도 '관할권'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대선 정국의 주요 지역 현안이 되기도 했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항공우주청 신설시 경남에 설치하고 대신 방위사업청을 대전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카이스트(KAIST) 등 40개가 넘는 연구ㆍ개발 기관과 민간 업체들이 몰려 있다. 반면 경남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항공ㆍ우주 사업 관련 사업체의 약 60%가 집중돼 있다. 대전 지역에선 연구ㆍ개발 밀집지역에 우주개발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발하면서 지역의 주요 대선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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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항공과 우주 분야를 총괄할 지 아니면 따로 떼어낼 지에 따라 명칭과 관할 부처ㆍ소재지 결정 등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ㆍ부처간 이해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과 행정 효율성, 기존 인프라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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