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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탈석유시대 중동과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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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탈석유시대 중동과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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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거의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천연가스가 있다." 2012년 연두 국정연설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셰일 에너지 혁명을 두고 한 말이다. 1998년부터 미국은 수압을 이용해 퇴적암 셰일에 균열을 낸 후 가스와 석유 채굴을 시작, 2011년에는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 2018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이 됐다.


2000년 미국의 중동산 원유수입량은 하루 240만 배럴이었지만, 2020년에는 불과 70만 배럴이다. 1973년 석유파동 때 꾼 에너지 자급자족의 꿈을 이룬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 회귀’ 정책을 내세우며 중동에서 서서히 발을 빼는 이유다.


2002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합의하면 아랍연맹 회원국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아랍 평화안’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안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다. 그런데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어 국교를 정상화했다. 수단과 모로코도 뒤따랐다. 아랍-이스라엘 선린의 전제 조건이었던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없이 아랍-이스라엘 데탕트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중동 내 역할 축소를 선언하고 단계적으로 중동을 떠나 중국 견제 인도-태평양 전략에 집중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아랍과 이스라엘이 폐쇄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전략적 연합 구축의 첫발을 내디뎠다.


중동이 변하고 있다. 예전 같지 않은 미국, 깊어가는 미·중 갈등과 경쟁,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지구촌 현실에서 중동 산유국은 안보를 강화하고 기존 자원 중심 산업을 개편하여 산업 다각화의 길을 걷고자 분투하고 있다. 한반도 역시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는 현실에서 15일부터 오는 22일까지 6박 8일간 문재인 대통령이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차례로 방문해 각국 정상과 미래지향적 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대단히 뜻깊은 일이다. 새로운 질서가 꿈틀대는 가운데 중동국가와 우호를 다지고, 국제 정치·경제 질서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잘 이해하고 실행하려는 이번 순방을 크게 환영한다.


UAE는 작지만 강하고 미래 비전이 충만한 나라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선도하고 있다. 한류의 중동 허브 UAE에서는 현재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데, 관람객들이 한국관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1970년대 우리 건설시장으로 한강의 기적 연출에 한몫을 단단히 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젊은 층의 진취적인 기상을 반영하며 온건하고 포용적인 개방 국가로 변모 중이다.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 도시 ‘네옴’을 추진하고 있다. 이집트는 중동을 선도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살려 다시 리더가 되고자 경제 근력을 다듬고 있다. 이들 세 국가와 미래 먹거리를 논의하며 우의를 다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정상외교는 양국이 서로 필요한 일을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외교 무대다. 1945년 홍해 미군함 퀸시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을 만난 루스벨트는 국왕과 눈을 맞추고 배려하며 공감하는 모습으로 국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오랜 친선 우호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했다. 탈석유시대 중동국가와 미래를 향하여 함께 걷는 번영의 길을 문 대통령이 공감 정상외교로 활짝 열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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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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