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가 사기 혐의로 몰락한 바이오기술기업 테라노스의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가 3일(현지시간)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방법원에서 12명의 배심원단은 홈즈에게 적용된 11건의 기소 죄목 중 4건을 유죄로 인정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을 토대로 추후 엘리자베스 다빌라 미국 지방법원 판사가 선고 날짜와 형량을 최종 선고하게 된다.
1984년생인 홈즈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만 19살에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설립,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혈액 한 방울로 25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앞세워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 투자자들로부터 9억달러 이상의 거금을 유치했고, 2015년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9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 폴라티를 입고 대중 앞에 서며 '여자 잡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내부 고발자로부터 테라노스의 혈액 질병진단 기술이 "사기에 가까운 기술"이라는 폭로가 나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고발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사기극은 결국 들통났다. 이후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0'으로 추락하면서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검찰이 그를 사기 및 사기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한 건 2018년이다. 코로나19 확산, 홈즈의 출산 등으로 미뤄졌다가 지난해 9월 시작된 홈즈의 재판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재판장 출입을 위한 티켓을 확보하고자 새벽 2시부터 줄을 서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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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판에서 검찰측은 홈즈가 투자금 유치를 위해 거짓말을 했고 이는 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과 환자에게 정직하지 못한 선책을 했을 뿐 아니라, 이는 범죄였다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증인들은 홈즈가 혈액검사 기술의 효과를 과장하고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홈즈는 배심원들에게 투자자와 환자를 포함한 그 누구도 속일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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