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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장속 세균만 다스려도 우울증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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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페를뮈테르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

[빵굽는 타자기] “장속 세균만 다스려도 우울증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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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오랜만에 만난 사람끼리 흔히 “잘 지내셨어요”라고 인사한다. 이러한 인사법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정확한 표현은 “변은 잘 누고 지내셨어요”라고 전해진다. 그만큼 배설을 행복한 삶의 중요한 요인으로 삼았는데, 프랑스인 의사 가브리엘 페를뮈테르는 책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동양북스)를 통해 “안타깝게도 지금의 우리는 (인사에서) 핵심을 뺀 채 쓰고 있는 셈”이라며 장 속 ‘세균’의 역할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울하고 예민한 성격은 장 속 세균에서 기인한다. 그는 “우울증이나 불안증 또한 염증이며, 장내 미생물 불균형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기에 마음과 몸을 같이 치료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정크 푸드도 장 내 염증 유발 요인 중 하나다. 2019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의과대학교에서 이뤄진 실험에 따르면 쥐에게 정크 푸드를 먹이는 것만으로 우울감을 높일 수 있었다. 156마리의 어른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 ‘비만식’(지방 60%, 당 24%, 단백질 16%)과 ‘균형식’(지방 12%, 당 65%, 단백질 23%)을 줬더니 8주후 전자의 쥐들은 “우울감에 빠졌으며 행동은 느려진 데다가 활동성과 사회성이 떨어졌고 지나치게 불안했다. 또 시도 때도 없이 설탕을 찾았다.”


대장 속 미생물이 기분을 좌우한다는 증거는 분변이식에서도 드러난다. 정크 푸드를 과도하게 섭취해 우울증에 걸린 쥐의 미생물총을 정상 식단을 해온 쥐에게 이식하자 이식받은 쥐도 우울증에 빠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하자 우울증에 걸렸던 쥐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의 펜왕 교수팀에 따르면 몇 달간 깊은 우울 증세를 보이면서 25㎏이 찌고 변비 증세가 심해진 79세 여성이 7세 손녀의 분변을 이식받은 후에 “4일이 지나자 환자는 피곤함을 덜 느끼기 시작했고 스스로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됐으며, (...) 점차 호전돼 2주 후에는 행복감을 느낄 정도였다.”


우울증은 혈액 속 세균에서도 드러난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코뤼블 연구진에 따르면 112명의 실험군 중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혈액 속에 염증 속성을 지닌 푸소박테리아와 사카리박테리아 같은 세균”이 존재했다. 이에 저자는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환자들에게 진정제나 항우울제 대신 프로바이오틱스 혹은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처방하곤 한다”며 “미래에는 우울증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내 세균과 그들의 대사산물을 변경해주는 식이요법과 화학 치료를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저자는 식습관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특히 과자나 아이스크림같이 단 음식이나 고지방 식품을 탐닉하곤 하는 식습관을 지적한다. 그는 “이런 음식들을 섭취하면 뇌에서는 세로토닌을 즉각 분비하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 우리는 기분이 좋아지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문제는 음식을 다 먹고 나면 자연스레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든다는 점”이라며 “급격한 세로토닌의 감소는 불안이나 우울감이 강화되는 역효과를 낳는다. 결국에 우리는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음식들을 계속해서 찾게 되며 이런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써 뇌는 당분에 중독되고 만다”고 우려한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이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될까. 저자에 따르면 프락토올리고당과 이눌린 성분이 풍부한 양파와 마늘, 브로콜리와 아스파라거스 혹은 통밀과 호밀, 식이섬유가 가득한 렌틸콩과 병아리콩 같은 말린 채소, 이눌린 성분이 많은 치커리, 양배추, 펙틴을 다(多)함유한 사과를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복부팽만감, 복통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이라면 ‘포드맵 제한식’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일반적으로 잘 소화되지 않아 세균의 먹이가 되는 당을 섭취하지 않는 것인데, 피해야 할 음식에는 밀, 보리 호밀, 콩, 양파, 마늘, 우유, 생치즈, 생크림 사과, 배, 망고, 체리, 수박 등이 있다.


저자는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차도가 없던 환자가 포드맵 제한식을 시작한지 3주 만에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았다”고 강조한다. 다만 “포드맵 제한식을 권고할 때는 증상 개선 정도에 따라 다양한 음식의 조합을 계산한 다음, 점진적으로 다시 먹게 하는 방법을 선택한다”며 “이 과정은 매우 길고 복잡하니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한 뒤 혼자 시도해보는 것은 결단코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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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페를뮈테르 지음/김도연 옮김/동양북스/1만5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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