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은 위선의 세대" 작심 비판 후 글 삭제해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조국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공동저자이자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권경애 변호사가 여당 정치인들을 향해 "귀착점이 고작 이재명이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의원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제 능력의 한계, 무능의 한계, 실패의 무거운 현실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 10일 늦은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술 좀 취했다"고 장문의 글을 게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빌어먹을 선배 동료들아. 그 시절 우리가 전두환 군부독재 종식, 직선제 쟁취 위해 분신하는 동지들의 죽음을 넘고 넘었다"며 "그 청춘 바쳐서 데모하고 감옥 가고, 그 청춘들의 인생들 훈장 삼은 대표성으로 국회의원 배지 달고 당 대표하고 장관 자리 얻고 한 결과가 이재명이냐"라고 토로했다.
이어 "뭘 해야, 이 40년 가까운 실패한 위선의 세대의 마지막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느냐. 이 신분 세습 공고화 세상을 만든 죗값을 치를 수 있느냐"며 "뭘 더 하지 말자. 제발, 우리, 당신들만큼 사람들의 부채 의식 볼모 삼아 기회를 부여받은 세력, 세대가 있었더냐"라고 꼬집었다.
권 변호사는 "네 발로 지팡이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시간 몇십년도 남지 않았다"라며 "뭘 하면, 이 역사에 지은 죄를 탕감하고 갈지를 생각하고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 조국 사태에 침묵하거나 동조했던 386(세대), 다 포함된다. 도망칠 데도 물러날 데도 없다"며 "너희들이, 우리가 다 죽어야 후대가 싹 틔울 새 초지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께 '조국흑서'를 집필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권 변호사는 진 전 교수에 대해 "결국 실패할 걸 알면서도 자신의 일을 하는 이 시대 유일하게 남은 지식인"이라며 "(정치인들) 니들은 뭘 걸 건데. 진 교수는 교수직이라도 걸었는데 너희는 뭘 건 적이 있냐"라고 되물었다.
권 변호사는 이 글을 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어제 술에 취해 쓴 글은 페북이 알아서 삭제해 줬다"라고 쓰기도 했다. 그러나 원본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전히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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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권 변호사는 연세대 83학번으로, 서울과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대학 입학 12년 만인 지난 1995년 졸업했다. 지난 2005년에는 참여연대, 다음 해인 2006년에는 민변 소속 변호사로 일했으나 지난해 두 단체 모두 탈퇴했다. 그는 진 전 교수, 서민 단국대 교수 등과 함께 '조국흑서'를 집필했으며, 지금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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