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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까지 노태우 빈소 찾는 정치권…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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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권주자들 "업적 높이 평가"
이낙연 "중대한 과오, 북방정책 등도 평가해야"

늦은 밤까지 노태우 빈소 찾는 정치권…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자"(종합) 김부겸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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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인 27일 밤 늦은 시간까지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도, 그의 업적과 과오를 둘러싼 각기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강원에서 방송토론을 마친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오후 8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조문을 마친 뒤 각각 빈소에 모인 다양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악수를 하고 덕담을 나눴다.


이들은 모두 고인의 '업적(공)'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과오(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대권주자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시행하면서 대북정책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한 그런 분"이라며 "재임 중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국 사회의 조직폭력배들을 전부 소탕하게 한 그런 업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과’에 대해서는 "고인에 대한 결례이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빈소를 찾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협약에 의한 민주화 역사의 물줄기를 (만든), 민주화의 한 참여자였다는 것으로 평가해야 할 것 같고 최저임금제 도입, 노조 설립 등 복지와 노동 권리의 신장에도 큰 발전이 있던 시기"라며 ‘공’을 높게 평가했다. 또 주택 200만호 건설, 토지공개념 도입 등을 언급하며 "여러 정책 면에서 담대하고 역동적인 보수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과’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상대적으로 말을 아꼈다. 원 전 지사는 "12.12 사태는 사법적, 역사적으로 평가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조문을 마친 뒤 "우리나라 국방 외교를 개척하시고 재임 기간에 주택 200만호를 건설해서 우리 부동산 시장을 굉장히 오랫동안 안정 시킨 것도 그 정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과도 있었지만 ‘모든 걸 용서해 달라’고 유언을 밝히셨고 자제 분들도 여러 차례 피해보신 국민들께 사과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걸로 국민께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조문을 마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미 말씀을 다 드려서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며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 때와는 달리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도 과와 그림자가 있고, 공과 밝은 면이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미 평가가 다 나 있고, 우리 모두 그 평가에 대부분 국민들이 다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애도 기간임을 강조하며 "가급적이면 역사적 평가보다도 국가를 위해서 애쓰신 부분만 생각하면서 보내드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과’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빈소에서 9일 남은 경선 소감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토론 때는 좀 열띤 경우도 있지만, 다 우리가 원팀으로 이렇게 즐겁게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 전 지사와 유 전 의원은 "여기(빈소)에 와서 경선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늦은 밤까지 노태우 빈소 찾는 정치권…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자"(종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유족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빈소에 등장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조문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모든 정치인들이 다 공과가 있지 않나"라면서 "많은 대한민국 발전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많이 해주신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또 서울시에서도 28일 오전 9시부터 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후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빈소를 찾아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신 분"이라며, '국가장 결정'에 대해 "참으로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인사들도 노 전 대통령의 과오와 업적을 모두 언급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후 빈소를 찾은 후 "12.12 사태와 5.18 광주 항쟁은 중대한 과오였다"면서도 "과오와는 별도로 냉전 붕괴라는 시대 배경을 잘 살린 북방정책은 한국의 외교 지평을 넓혔고,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사과를 하고 5.18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한 것은 그 나름대로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늦은 시간 빈소를 찾았다. 오는 30일까지 5일장으로 진행되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주관할 예정이다. 그는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고 역사에 기록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한 데 대해 "12.12 사태라던가, 5.18 광주 항쟁과 관련된 과오 자체를 씻거나 뒤엎을 순 없다"면서도 "고인이 국민에게 사과의 말을 남겼고 유족 측도 고인께서 진 여러 역사적 과오에 대해 수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준 부분은 고려해야 한다는 게 우리들 판단의 근거였다"고 설명했다.



국가장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우리 현대사가 거쳐온 굴곡에 대해서 이것도 한 단계를 넘어가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평가하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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