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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정부가 통제" 선언 첫날…"안 팔리는 원유 왜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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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26일 '1차 낙농업 발전위 회의' 공개

"우윳값 정부가 통제" 선언 첫날…"안 팔리는 원유 왜 사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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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대부분 유업체는 우유를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아 투자가 불가능하다. 왜 유업체가 팔리지도 않는 원유를 사야 하느냐"(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장)


"일부 홈쇼핑에서 수입산 멸균유가 ℓ당 11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원유가격은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데, 과연 낙농과 유가공산업이 지속 가능하겠나"(조성형 매일유업 부사장)


우윳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가격 결정 과정에 적극 개입하겠다면서 '산업발전위원회'를 꾸리고 첫 회의를 연 결과 민간 업체들을 중심으로 첫 날부터 정부 결정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오후 열린 낙농산업 발전위원회 첫 회의 내용을 공개했다. 회의엔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위원장), 김인중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부위원장)을 포함해 총 위원 19명 중 17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소비는 늘었지만 국산 원유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가격 결정과 거래 체계 형성 등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낙농진흥회를 돌렸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차관은 "진흥회를 통해 제도개선을 논의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정부 주도의 제도개선 논의와 이에 맞춘 중장기 산업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자 측인 낙농육우협회, 수요자 측인 유가공협회와 유제품 기업 등은 회의 첫 날부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생산자)은 "낙농 제도는 그동안 정부, 생산자, 수요자 합의를 통해 만들어지는 게 전통이었는데 지금은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고 산업 현장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다"며 "위원회가 산업 발전을 위한 것인지, 저해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창범 회장(수요자)은 "비대칭적 제도로 인해 대부분 유업체의 영업이익이 적자 상태로 우유를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아 투자가 불가능하다"며 "왜 유업체가 팔리지도 않는 원유를 사야 하냐"고 반문했다. 조 부사장(수요자)도 "내부에서 싸울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해 외국 경쟁자와 경쟁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언 남양유업 상무는 "원가 경쟁력이 낮아 소비자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곤란하다"며 "위축되는 백색우유 시장마저 해외 제품으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향후 연구용역 및 실무 추진단을 돌려 진전 사항을 정리한 뒤 2차 위원회에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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