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놓고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사측이 처음으로 8% 안팎의 임금인상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노조 측이 제시한 25% 인상안과는 여전히 격차가 커 노사가 견해차를 좁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산업은행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HMM은 지난 13일 육상노조(사무직노조)와 진행한 2차 중노위 조정회의에서 처음으로 최대 8%가량 급여를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급여 외 복지포인트 등 부가적인 금액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전체 임금 인상 규모는 두 자릿수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HMM 고위 관계자는 “기존 급여의 약 8%를 인상하고 복지포인트 등 혜택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다만 중노위 회의에서 노사 합의에는 이르지 못해 추가적인 협의안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률을 지난해 HMM의 근로자 평균 급여(6246만원)에 적용할 경우 1인당 인상액은 499만6800원, 평균 임금은 6745만원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HMM 육·해상직 근로자 1519명에 대한 급여 인상액은 총 75억9000만원 규모로, 앞서 노조 측의 제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사측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인건비(1200억원)의 약 6.3% 수준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사측이 당초안(임금 5.5% 인상)보다 임금 인상률을 2.5%포인트 정도 상향 조정했지만, 이 역시 국내 중견 해운사의 평균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해운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평균 임금은 각각 8700만원, 7100만원 수준으로 HMM보다 최대 2000만원 가량 높은 상태다.
사측은 해상노조와 이날과 오는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1·2차 조정회의를 통해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19일에는 육상노조와 3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노사 합의가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중노위 조정회의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두 노조는 노동쟁위 투쟁을 위한 찬반 투표에 돌입할 방침이다.
앞서 HMM 육·해상 노조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에 힘입어 임단협을 통해 지난 8년간 동결된 임금 정상화 방안으로 25% 수준의 인상률을 제시했다. 다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사측은 해운재건을 위한 내실 강화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MM은 올해 2분기 매출액 2조9067억원, 영업이익 1조388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인 지난 1분기 영업이익(1조193억원)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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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관계자는 "육상노조가 2차 중노위 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인상안을 거절했지만 남은 중노위 조정회의를 통해 견해차를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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