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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쥴리 좀 보자" vs "이게 무슨 짓이냐" '쥴리 벽화' 시민들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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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비방 관련 '쥴리 벽화' 파문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여론 격화
"더러운 폭력 당장 중단해야" 야권 일제히 강력규탄
벽화 그린 서점 측 "정치적 목적 없어"

[현장]"쥴리 좀 보자" vs "이게 무슨 짓이냐" '쥴리 벽화' 시민들 갈등 29일 서울 종로 한 골목길에 그려진 윤 전 총장 부인을 비방하는 듯한 벽화.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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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윤슬기 기자] "여기서 왜 시위하는지 모르겠네요.",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요."


서울 종로 한복판에 나타난 이른바 '쥴리 벽화'로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고 있다. 벽화는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연상케 하고 이를 비방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겨있다.


29일 취재진이 찾은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김 씨의 얼굴을 본뜬 듯한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내용이 적힌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한 시민은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벽화가 문제 없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보수 유튜버들은 차량을 이용해 그림을 아예 가리는 등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차단에 나섰다.


[현장]"쥴리 좀 보자" vs "이게 무슨 짓이냐" '쥴리 벽화' 시민들 갈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비방 목적의 벽화(좌)와 한 보수 유튜버가 트럭으로 가린 벽화 모습(우)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벽화는 서점 건물 1층 외벽 길을 따라 총 6점의 그림으로 구성됐다. 전체 벽화는 높이 2.5m, 길이 15m 규모다. 그림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있다.


'쥴리'는 속칭 '윤석열 X파일'에 나와 있는 김 씨의 별칭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 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 아니냐" , "왜 여기에 저런 벽화가 그려졌냐"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약사는 "안그래도 요즘 매출이 떨어졌는데, 여기서 시위하고 정말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역시 "벽화 그려진 것 뉴스 보고 알았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벽화가 그려질 때 모두 지켜봤다고 밝힌 한 50대 남성 자영업자는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윤석열 쥴리 이런 논란 모르는 사람이 있나,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쥴리 좀 보자" vs "이게 무슨 짓이냐" '쥴리 벽화' 시민들 갈등 한 보수단체가 윤 전 총장 관련 벽화를 가린 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인근 상인 등 사람들이 몰려 벽화를 보는 사이 한쪽에서는 보수 유튜버로 보이는 한 시민이 트럭을 몰고 벽화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남성은 박 전 시장의 아들이 병역비리 의혹이 있다며,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골목길은 물론 서점과도 박 전 시장은 전혀 관련이 없어, 사실상 윤 전 총장 비방 벽화를 가리려고 이곳에서 시위하는 것으로 보인다.


쥴리 벽화가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 벽화가 그려진 건물에 있는 서점 측은 정치적 목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점 직원에 따르면 2층 규모의 이 서점은 올해 4월 말 문을 열었고, 벽화가 그려진 건 2주 전쯤이다.


서점 직원은 벽화를 그린 배경에 대해 "어두워서 밝은 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서점) 사장의 정치적 성향은 아는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벽화는 2주 전에 그렸다"면서 "쥴리 관련 기사가 알려지면서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전 총장 비방 관련 벽화를 두고 야권에서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벽화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윤석열을 비난하는 친문 인사는 종로 한복판에 억지스러운 '사유지의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윤슬기 인턴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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