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여대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서 만나 1년 가까이 연락을 이어온 친구가 알고 보니 대학과 전혀 관계없는 20대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과 개인정보를 건네준 피해 여성은 불안에 떨고 있다.
22일 JTBC는 지난해 서울의 한 여대에 입학한 A씨가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대학 동기인 것처럼 속여 활동하던 남성과 연락을 이어오다가 최근 정체를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A씨는 "대학 정보도 알 수 있고 동기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합격 인증을 해야 하는 신입생 단체 채팅방에 들어갔다"며 그곳에서 자신을 20학번 동기인 '이미담'이라고 소개하는 B씨를 만났다고 전했다.
A씨는 B씨와 1년 가까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만난 적은 없었지만 B씨가 본인의 사진을 보내준 데다 해당 채팅방이 합격증을 인증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채팅방이었기 때문에 미처 의심하지 못했다고 한다.
온라인 친구 B씨는 점점 이상한 요구를 해왔다. '그림 그리는 데 참고하겠다'며 사진을 보내 달라거나 '선물을 보내주겠다'며 집 주소를 알려 달라는 식이었다. 수상한 요구가 반복되자 A씨는 B씨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B씨에게 전화 통화를 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A씨의 전화를 받은 건 한 남성이었다. 자신을 '이미담의 오빠'라고 주장하던 그는 A씨의 계속된 추궁에 자신이 그동안 여대생이라고 속여왔던 사실을 털어놨다.
B씨가 A씨에게 보낸 사진과 채팅방에 인증한 합격증은 모두 가짜였다. 자신의 '셀카'라며 보낸 사진 속 여성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도용한 것이었고 합격증도 검색을 통해 구한 대학 합격 페이지 캡처 사진이었다.
B씨는 A씨 외에도 다른 학생 5명과 연락을 하며 주소, 전화번호, 사진 등 개인정보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여성인 줄 알고 1년 동안 연락을 해왔는데 제 개인정보, 사진, 이름, 생일, 대학교, 학과 등이 알려졌다는 게 굉장히 불안하다"며 "잠도 잘 못 자고 그랬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경찰은 조만간 피해자를 불러 조사한 뒤 B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검토할 방침이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