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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친환경 큰물결 타고…원자재 슈퍼사이클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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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개입에 원자재 시장 주춤…시장 혼란에도 친환경 정책이 가격 견인
전기차 자재 구리 가격 50% 인상 가능성…친환경 서두르다 인플레 올수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원자재시장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15~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중국이 17일 물가 안정을 위해 구리·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시장에 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잇달아 악재가 나온 지난 17일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 지수는 3.5% 급락했다. 이후 원자재 지수는 2거래일 연속 반등했지만 지난 4일 기록한 올해 최고치보다 여전히 5% 정도 낮다.


원자재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8일 원자재 강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강세가 지속될 이유 중 하나로 친환경 정책 수요를 꼽으며 친환경 원자재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단적으로 구리 가격과 관련해 중국의 구리 재고 방출 소식은 단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가 구리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 시대 귀한 몸, 구리= 21일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9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1일 기록한 사상최고치 1만460달러에 비해 12.2% 떨어졌다. 하지만 1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56% 오른 상태다. 구리 가격이 지난 1년간 가파르게 오른 이유는 장기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구리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구리는 새 원유(Copper Is A New Oil)’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면서 2025년 구리 가격이 t당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한 발 더 나아가 공급이 늘지 않으면 구리 재고는 3년 이내에 바닥날 것이라며 2025년 구리 가격이 t당 2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구리는 ‘닥터 코퍼(Dr Copper)’라 불리며 구리 가격은 곧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구리는 전기와 열 전도성이 뛰어난 데다 가공성도 높아 다양한 산업에서 소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친환경 시대에 구리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가 전기차, 태양광 발전 패널, 풍력 발전 터빈 등을 만드는 데 핵심 재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기차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에서보다 다섯 배 이상 많은 구리가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40% 늘 것이라며 공급이 820만t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인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한 온라인 회의에서 주요국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따른 구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매년 100만t의 구리를 더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구리 가격이 50%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포커스] 친환경 큰물결 타고…원자재 슈퍼사이클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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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은 금속이 필요해= 구리와 함께 전기차, 풍력 터빈, 배터리 등에 쓰여 친환경 시대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리튬과 코발트 공급도 절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 시스템 부문에 연간 5조달러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는 지난 5년간 평균 투자액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라고 분석했다.


IEA는 또 2040년까지 주요 핵심 광물 자원에 대한 수요가 여섯 배 이상으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전기차에 필요한 광물 자원 규모가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여섯 배 많다고 분석했다. 또 풍력 발전에 사용되는 광물 자원 수요는 기존의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소보다 아홉 배나 많다고 분석했다. IEA는 친환경 경제 전환에 따라 2040년까지 구리와 희토류 수요는 40%, 니켈 코발트 수요는 60~70%, 리튬 수요는 90% 늘 것으로 예상했다.


◆친환경 서두르면 인플레이션= 이처럼 전기차, 태양·풍력 발전 수요 덕분에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자칫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지난 1일 한 미디어 회사가 주최한 행사에서 친환경 정책이 계획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베일리 총재는 친환경 정책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추진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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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도 이 달 초 독일 도이체방크가 주최한 그린스완 콘퍼런스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들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친환경 정책 추진을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자칫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많은 신흥국들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핑크는 항공 연료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친환경 바이오연료가 현재 온실가스를 이용한 연료보다 50~60% 더 비싸다며 친환경 연료 활용을 서두르다가 항공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핑크는 친환경 경제로 나아가려면 정부와 규제 당국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술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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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금융네트워크(NGFS·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030년까지 t당 160달러가 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가격은 두 배가량 올라 현재 t당 50유로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은 곧 기업의 비용 상승으로 연결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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