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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딸 유치원 보내던 엄마 '참변'…민식이법 1년, 끊이지 않는 스쿨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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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서 횡단보도 건너던 30대 치여 숨지게 해
민식이법 시행 뒤 1년, 스쿨존 내 교통사고 15.7% 감소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 40%…OECD 2배
"민식이법 강화해야" vs "지금도 과하다" 시민들 갑론을박

4살 딸 유치원 보내던 엄마 '참변'…민식이법 1년, 끊이지 않는 스쿨존 사고 4세 딸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어머니를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 A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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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4살 딸의 손을 잡고 유치원에 가던 어머니가 차에 치여 숨지는 참변이 벌어지면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교통사고의 책임을 온전히 운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박도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17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 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운전자 A(54)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지난 11일 오전 9시20분께 인천시 서구 마전동 한 삼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던 중, 4살 딸의 손을 잡고 스쿨존 내 횡단보도를 건너던 B(32) 씨를 치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B 씨는 A 씨의 차량에 깔리고 4~5m가량 끌려가면서 온몸에 상처를 입었다. B 씨는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또 B 씨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딸도 바닥에 넘어지면서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A 씨는 운전 당시 B 씨 모녀가 차량 일부분에 가려져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 A 씨는 사고 발생 3일 전인 지난 8일 왼쪽 눈 수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4살 딸 유치원 보내던 엄마 '참변'…민식이법 1년, 끊이지 않는 스쿨존 사고 어린이 보호구역 과속단속 카메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전주시 한 스쿨존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가 2살 아동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SUV 운전자는 도로에서 불법 유턴을 하다가 아동을 친 것으로 확인됐다.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이전에 비해 감소하긴 했으나, 교통사고를 근절 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민식이법 시행 이후 스쿨존 인근에는 무인 단속 카메라, 과속 방지턱, 신호등 설치가 의무화됐다. 스쿨존에서 13세 미만 아동을 차로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운전자에게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게 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특가법)도 통과됐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15.7% 줄었고, 사망자 수는 50% 급감했다. 민식이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5.9명)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6명)에 미치지 못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특히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중은 40%로 OECD 평균(20.5%) 대비 약 2배에 근접한다.


반면 현행 민식이법 만으로도 운전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도 있다. 민식이법이 통과된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 개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한달 만에 35만건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스쿨존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가 받을 형량이 '윤창호법' 내 음주운전 사망 가해자와 똑같다"라며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행위로 간주되는데 이런 중대 고의성 범죄와 순수과실범죄가 비슷한 형량을 받는 게 이치에 부합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4살 딸 유치원 보내던 엄마 '참변'…민식이법 1년, 끊이지 않는 스쿨존 사고 지난 2019년 11월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고(故) 김민식 군 부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민식이법 도입의 계기가 된 고(故) 김민식 군 부친이 필요할 경우 법안 일부를 수정해도 괜찮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지켜주자고 만들어진 법인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라며 "법을 발의하고 수정하는 곳은 국회다. 이렇게 만들어진 법인데 저희가 만들었다고 하시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식이법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30대 회사원 최모 씨는 "통과 당시에는 민식이법에 논란이 많기는 했지만, 지금 효과가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 제일 취약한 아동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 아닌가. 더 강화해서 아이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폐지나 수정을 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직장인 이모(32) 씨는 "아이들 특성상 언제 횡단보도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스쿠론을 건널 때마다 긴장된다"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는 취지는 저도 적극 공감하지만, 솔직히 (민식이법이) 과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민식이법이 시행된 후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추후 발전 방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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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지난해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민식이법이) 얼마나 효과를 갖오고 교통사고율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통계를 내봐야 한다. 즉 시행 후 몇년 정도 지난 뒤 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상황을 본 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나면 개정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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