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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섭의 금융라이트]암호화폐 올랐는데 은행은 왜 송금을 제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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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해외송금 한도 신설 움직임
제한 배경에 '김치 프리미엄' 있어
자금세탁에 이용될 경우 국제제재 우려도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용어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송승섭의 금융라이트]암호화폐 올랐는데 은행은 왜 송금을 제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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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뜨겁습니다.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서 일종의 ‘묻지마 투기’ 광풍이 분다는 의견도 있죠. 그런데 시중은행이 해외송금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암호화폐 가격이 올랐는데 왜 은행이 송금 제한에 나선 걸까요?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이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의 한도를 신설했습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중국에 비대면·실시간으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수취인은 중국인 개인만 가능하고 수취통화도 위안화죠. 연간 5만달러 안에서 매일 5000달러씩 송금할 수 있었지만 월 1만 달러로 제한했습니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해외송금 기능이 탑재된 ‘하나EZ’의 월 한도를 1일 1만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신한은행은 해외송금 시 “가상(암호)화폐 매매를 목적으로 한 외화 송금은 불법”이라고 안내했고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경우 ‘해외송금 이용 시 주의사항 안내’라는 글을 통해 “최근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의무 혹은 자금세탁 의심 등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로 우려되는 해외송금이 발견되고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은행들이 해외송금에 제동을 건 배경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외국보다 높은 현상을 말합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공시하는 암호화폐 가격이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많았죠. 최근에는 차이가 20%가량 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요.


김치프리미엄을 이용하면 ‘차익거래’가 가능합니다. 차익거래란 한 재화를 가격이 싼 시장에서 사들인 뒤, 비싼 시장에서 파는 행위입니다. 이를 통해 차익을 얻는 거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5000만원에 산 사람이, 한국 시장에서 1억원에 판매한다면 5000만원의 수익을 손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차익거래 의심정황 ↑…시중銀 촉각 곤두

차익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 해외에 송금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이에 외국환거래법은 소액송금 기준(1회 5000달러, 연 5만달러)을 초과하면 송금 목적을 증빙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외직접투자 등의 무역거래, 자본거래, 유학자금 등을 목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구매는 해당되지 않죠.


문제는 최근 은행권에서 ‘의심거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거죠. 외국인 또는 비거주자가 여러 사람의 명의로 건당 5000달러 이하의 송금을 하는 정황이 발견된 겁니다. 1회 5000달러 이하면 증빙이 필요 없다는 법 조항을 악용한 우회 송금인 셈이죠. 은행은 해당 자금이 암호화폐 차익거래에 쓰인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이 중국 송금 관련 서비스에 한도를 설정한 것도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송금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는 최근 중국인들이 은행을 방문해 5만달러의 송금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얘기도 있고요.


이러한 거래 행태가 자금세탁에 활용될 우려도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익명성’ 때문에 현금인출 직전까지 소유자를 알기 어렵습니다. 자금세탁에 연루되면 심각할 경우 국제 제재를 받을 위험도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해외송금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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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외환 담당 부서장급과 비대면 회의를 열어 가상자산 해외송금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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