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36년 전 미국의 서로 다른 가정으로 입양됐던 한국계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오다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극적으로 상봉한 사연이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따르면 한국 출신 입양아 몰리 시너트는 얼마 전 DNA 검사를 받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DNA 검사 결과와 49.96% 일치하는 11세 소녀가 발견됐는데, 딸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은 적이 없는 시너트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의아해했다.
알고 보니 딸로 추정됐던 그 소녀의 어머니 에밀리 부슈널이 자신과 일란성 쌍둥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슈널의 딸 이사벨은 "엄마가 입양됐기 때문에, 엄마 쪽의 가족이 혹시 더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DNA 검사를 해봤다"고 말했다. 이사벨이 부슈널에게 먼저 DNA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지만 부슈널은 썩 내키지 않아 딸이 대신 검사를 받게 했다고 한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시너트도 DNA 검사 결과를 받은 것이다.
한국서 태어나 미국의 다른 가정으로 각각 입양된 두 자매는 서로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 채 36년간 살아왔기에 검사 결과는 충격이었다.
부슈널은 "내 마음속 구멍이 갑자기 메워진 것 같았다"며 "난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고, 멋지게 잘 살았지만 늘 무언가 단절된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내게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모든 게 분명해졌다. 이제 모든 게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이후 문자 메시지와 사진을 주고받다가 36번째 생일에 처음으로 대면 상봉을 했다고 한다.
부슈널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36년간 내 쌍둥이 자매와 지낼 수 있었던 시간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앞으로 펼쳐질 시간에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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