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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파워...국민연금 운용원칙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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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확대
10년만에 운용 원칙 흔들어
기업엔 주주환원정책 요구
개정된 3%룰도 개미들의 힘

동학개미 파워...국민연금 운용원칙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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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이나 기관투자자의 경영 전략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은 예정에 없던 배당확대나 무상증자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동학개미의 목소리에 10년만에 처음으로 운용원칙을 흔들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9일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열고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변경했다. 국민연금의 목표비중 유지규칙 변경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국민연금 목표비중까지 좌우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금은 총 833조원으로 이 중 국내 주식 비중은 21.2%인 176조7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목표비중인 16.8%와 비교할 때 4.4%포인트 높다. 국민연금이 작년 12월24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51거래일 연속으로 증시에서 순매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계속되는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에 거세게 반발하며 투자전략 변경을 요구해왔다.


이번 결정을 통해 국민연금은 전략적으로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범위(SAA)가 종전 목표비중의 ±2.0%포인트에서 ±3.0%포인트로 확대됐다. 현재 18.8%까지 보유할 수 있던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전략적 투자비중 상한은 19.8%로 올라갔다. 올 들어 연기금이 순매도한 15조5000억원의 대부분을 국민연금이 팔았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연금의 현재 주식 보유액은 약 160조원 내외인 19~2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결정에 따라 국민연금이 더이상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기업엔 주주환원책 관철

동학개미들은 일반 기업들을 향한 주주 행동주의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무상증자,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등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진단키트업체 1위사인 씨젠은 지난달 주총에서 분기배당 도입,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을 공식화했다. 지난주에는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계획 발표도 했고, 조만간 코스피 이전도 진행할 계획이다.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상승으로 1월 1만원대이던 주가가 8월에는 30만원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백신 개발과 접종 본격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꾸준히 약세를 보인 주가는 2월에는 12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씨젠 주가가 급락하자 소액주주들은 단체 행동에 나서며 천종윤 대표의 사퇴와 함께 전문경영인 영입, 코스피 이전 상장,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지속해왔다.


코스피 상장사 유수홀딩스는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환원 방안을 의결했다. 2016년 이후 5년 만에 시행되는 배당인 것은 물론 최초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250원보다 두배 규모인 500원의 주당 배당금을 결정했다. 향후 3년간 연결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10~30%를 배당하겠다고 했다. 소액주주들이 주총을 앞두고 건물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도 자신들의 보수만 높게 지급하고 있다며 오너 일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결과다.

3%룰 등도 개미에 힘

개정된 3%룰도 소액 투자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부터 개정된 상법에 따라 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와 별개로 감사위원 최소 1명을 분리 선출하도록 요구된다. 이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최대 3%로 제한된다. 대한방직의 경우 3%룰로 인해 주주 제안으로 추천된 안형열 후보가 비상근 감사에 선임됐다. 소액주주들이 주주 제안 안건으로 올린 사내·사외이사 선임과 감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은 부결됐지만 3년 임기의 신임 감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이번 정기주총 시즌 647개 상장사에 대한 의안 분석 결과 주주제안이 지난해 25건에서 30건으로 증가했다"며 "일부 주총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분리 선출 주주제안이 통과되는 등 의미 있는 주총 결과가 도출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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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동학개미들의 단체행동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스피 752개 상장사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말 기준 2551만3337명으로 전년 1378만1858명 대비 8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1289개사 소액주주도 72.8%(818만426명)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주주권리를 찾기 위한 단체 행동은 더 많아지고 요구사항도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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