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돈풀기에 경제학계 경고 이어져
장용성 서울대 교수 등 논문, 5일 학술대회서 발표
기본소득 재원마련 시나리오
다섯방안 모두 지니계수 올라
소득분배 불평등 심화 확인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경제학계가 정치권의 돈풀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자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는 5일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기본소득이 보편적 복지의 경제적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가부담만 키우고 저소득층의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담긴 '기본소득 도입의 경제적 효과 분석' 논문을 발표한다. 앞서 장 교수는 김선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한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등과 함께 이 논문을 준비했다.
기본소득은 재산·노동 유무와 관계없이 정부가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적 생활은 할 수 있을 정도의 생계비를 매월 지원한다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할 재원을 마련하려면 세금을 올려야 하는데, 이에 따라 노동과 저축이 줄며 일하는 연령대와 고령자 사이 소득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부담을 늘리지 않으려면 저소득층에게 제공되던 복지를 없애야 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주는 대신, 복지제도는 사라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25세 이상 성인 3919만명에게 매달 기본소득 30만원을 지급하려면 연간 총 141조1000억원(국내총생산(GDP) 대비 7.35% 규모)이 필요하다. 이 재원을 마련하려면 세율을 높이거나 기존 복지제도를 축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장 교수 등의 설명이다. 논문은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다섯가지 시나리오, 즉 ▲근로소득세(이하 소득세) 인상으로 모두 충당 ▲현금급여 폐지·소득세 인상 ▲현물급여 폐지 ▲자본소득세·소득세 인상 ▲전액 소비세율 인상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경제에서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세전소득 지니계수는 0.413이었지만, 기본소득을 도입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반영하면 다섯가지 시나리오 대부분에서 지니계수가 올랐다. 기본소득 도입시 지니계수는 0.464~0.514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니계수 값이 커질수록 소득분배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본소득 재원을 모두 소득세율을 인상해 충당할 경우, 소득세율은 기존 6.8%에서 17.6%포인트나 인상된 24.4%까지 오른다. 노동으로 돈을 벌 때 낼 세금은 오르는 반면 일하지 않아도 기본소득은 주기 때문에 노동공급이 줄고,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산에 따라 불평등 정도는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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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올리지 않고 재원을 마련하려면 당초 지급하던 복지제도를 폐지하는 수밖에 없다. 저소득층에 복지제도를 이름만 바꿔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역시 저소득층에게 효과적이진 않다. 기본소득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을 소득세 인상으로 충당하면 총생산(-19%), 총자본(-22%), 총노동(-16%)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소득세를 인상하면 세율을 30%에서 50%까지 높여도 재원이 충분하지 않아 근로소득세를 14.2%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 이 경우 총생산이 무려 23%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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