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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통행세 30% 코앞인데…힘 빠진 ‘구글 갑질방지법’, 로비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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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통행세 30% 코앞인데…힘 빠진 ‘구글 갑질방지법’, 로비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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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결국 이럴 줄 알았다.”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제왕인 구글의 일방적인 수수료 확대를 계기로 추진된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불과 한달 전 국정감사때만 해도 여야 한 목소리로 정부, 국회, 업계가 힘을 모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횡포를 견제해야 한다고 외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공정한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글로벌 기업들의 로비에 흔들린다는 뼈아픈 지적도 잇따른다.


12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방위는 지난달 국감기간 중 이례적으로 2소위를 개최해 앱마켓 사업자의 갑질방지를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합의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과방위 차원의 통합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업계 안팎의 엇갈린 이해관계가 부각되고 국감 파행 등 정쟁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힘이 빠질대로 빠진 모양새다.


당장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앱 수수료 30% 등이 적용되는 시점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대로라면 여야가 합의했던 연내 법안 처리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에서 굴지의 로펌 김앤장을 통해 의원들을 상대로 입법방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정보가 이미 파다했다"며 최근 들어 야당을 중심으로 급격히 바뀐 정치권 기류를 꼬집었다. 구글의 변경된 수수료 정책은 신규 앱은 내년1월20일,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적용된다. 이는 앱 개발사의 부담을 확대시킬 뿐더러 웹툰, 음원 등 주요 콘텐츠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수천만 이용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여야 한 목소리로 통과 외치더니…왜 힘빠졌나

앞서 여야가 국감기간 전후로 앱마켓 사업자의 갑질 방지를 골자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총 7건.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무기로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앱마켓 공룡의 갑질이 앱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지 않게끔 해야한다는 원칙에는 사실상 이견이 없다. 대표 발의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특정결제수단 강제 등 당장 눈 앞의 현안에 초점을 맞추거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간 쉬쉬했던 앱마켓 공룡의 불공정행위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시장구조를 만들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최근 한달간이다. 발의된 법안을 중심으로 과방위 통합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글 갑질방지법이 애꿎은 중소개발사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박성중 국민의 힘 간사마저 '졸속처리' 논란이 있다며 논의에 제동을 건 것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법안 발의자인 박 의원이 졸속처리를 언급하자 "충고한 숙고없이 법안을 제출한 것이냐"며 "차라리 법안을 철회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급변한 분위기 뒤로는 미국 대사관과 구글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김앤장 등의 로비와 압박 의혹이 따라 붙는다. 양측은 최근 국회 과방위를 상대로 발 빠르게 움직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과방위 소속 위원들과의 면담에서는 해당 법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될 수 있다는 언급을 시작으로 통상압박을 시사하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한 관계자는 "여당을 중심으로 앱마켓 관련 법 발의가 쏟아지자, 야당을 설득해 시간끌기에 나서는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여당측 관계자는 "반드시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함께 목소리를 높이다 입장을 바꾼 일부 의원들에게 아쉬움과 착찹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함께 대안을 찾고 논의를 해야 할 것이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달 국감 파행사태로까지 치달은 과방위 기류도 이를 더 부추겼다는 평가다.


앞서 구글코리아 측이 국감 증언대에서 법 강행시 사업모델 변경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도 업계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모델 변경 가능성은 국회가 아닌 업계를 향한 간접적 압박"이라고 말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업계의 목소리인 것처럼 나오는 의견 상당수가 구글의 의견"이라며 "(구글의 눈치를 보느라)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직접 만나본 중소개발사들도 (갑질방지법이) 타당하다고 이야기한다. 국회와 정부가 맞서주길 바란다"고 법 통과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한 의원은 국감장에서 구글이 국내 게임개발사를 상대로 자신의 편을 드는 의견을 개진하도록 종용한 증거도 공개했었다.


◆업계 반발부른 반쪽짜리 공청회

지난 9일 공청회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거세다. 정작 구글의 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직격탄을 맞는 IT, 스타트업계는 배제된데다, 인앱결제 강제화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청회에 앞서 야당의 기류가 급속히 바뀌었다는 평가 속에 참석 명단이 공개되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럴 줄 알았다"는 탄식마저 쏟아졌다. 한 관계자는 "이미 인앱결제가 도입돼 있는 게임업계, 게임 앱내 매출이 아닌 광고매출을 주로 하는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가 할 수 있는 말은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당일 진술인으로 나온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과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와 조동현 인디게임 개발사 슈퍼어썸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인물이다. 정 변호사가 "독점사업자의 결제수단 강제는 명백한 불공정행위" "끼워팔기는 금지행위"라고 지적한 반면, 이 교수는 "독과점 지위지만 반공정행위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수수료 30%에 대한 평가도 갈렸다.


앱통행세 30% 코앞인데…힘 빠진 ‘구글 갑질방지법’, 로비 논란까지

수수료 정책 변경을 둘러싼 구글의 설명과 해명 역시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검증,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 구글은 현재 국내에서 이번 정책 변경에 따른 영향을 받는 대상이 1%, 앱 100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100개가 아니라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음원, 웹툰 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영역인 앱과 관련해 종사 중인 창작자 수는 1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정률로 수익을 분배하는 플랫폼 특성상 향후 창작자의 수익 감소, 콘텐츠 가격 인상은 필연적이다. 통상 7 대 3의 배분율이 적용되는 음원의 경우,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로 30%를 떼가며 매출 100원 당 창작자의 수익은 70원에서 49원으로 떨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그간 업계에서 쉬쉬해온 구글의 반시장 경쟁행위 의혹, 주장에 대한 언급도 오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난 몇년간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앱마켓을 사실상 장악중인 구글이 개발사가 구글플레이와 국내 앱마켓에 동시 입점할 경우 첫 페이지(피처드) 노출을 제한하는 식으로 암묵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논란이 잇따랐었다.


또한 구글이 수수료 정책 변경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라인망가, 픽코마 등의 일본 시장 성공을 언급하며 "구글 인앱결제의 편리함 덕분"이라 자화자찬한 것에 대한 업계의 반감도 크다. 서비스 자체의 특장점과 개발사의 노력을 깎아내린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 교수가 "국회가 특정 대기업의 편을 든다"고 말해 이로 인해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조 의원은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방의 주장은) 구글 보호"라고 반박했다.


◆앱마켓 공룡 수수료 갑질 막겠다더니

문제는 이대로라면 앱마켓 공룡의 일방적 횡포를 막고 앱 생태계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꺾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당장 구글이 정책 적용을 예고한 1월이 코 앞이다. 기존 앱 개발사의 경우 9월 말까지 시한이 있으나 이 또한 짧은 기간이다. 국회 과방위는 다음 주 전체회의를 앞두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전날 성명에서 "구글의 불공정 행위는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전반을 위축시키고 관련 산업 종사자의 이해와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조속한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감장 최대 이슈였던 구글의 앱 수수료 강행에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한 글로벌 사업자의 일방적 횡포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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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해외사업자 규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며 "우리 국민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꾸준하게 규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을 해외 사업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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