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못간 시민 '볼멘소리'
추석연휴 이어 한글날 연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승진 기자, 정동훈 기자] 추석에 이어 한글날 연휴까지 이어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추석 명절 닷새의 연휴 동안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혹시 모를 명절 기간 감염의 잠복기인 만큼 언제 어디서든 집단발병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당국이 정한 특별방역기간이 오는 11일까지 예정돼 있다고는 하나 한글날 연휴에도 전국 각지에 여행객이 붐빌 것으로 보여 방역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전국 주요 관광지의 호텔ㆍ리조트는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이미 대부분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제주신라호텔은 9일부터 사흘간 빈 방이 없고, 제주시에 있는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제주 역시 객실 예약이 마감됐다. 롯데리조트가 운영하는 제주아트빌라스는 하루 숙박에 50만~180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객실 구하기가 어렵다. 지난 추석 때도 예약률이 90% 수준이었는데 한글날 연휴에 예약이 가능한 객실은 단 하나 남았다.
지난 명절 연휴에 제주를 찾은 여행객은 19만5000여명으로 추산된다. 한글날 연휴에도 그 절반이 넘는 1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제주도는 내다보고 있다. 다른 관광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리조트 속초와 부여는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연휴에도 모든 객실 예약이 끝났다. 이 밖에 전국 주요 펜션ㆍ캠핑장 모두 예약이 끝나면서 7~8월 여름휴가철 이상으로 여행객이 몰리고 있다.
제주 10만명 등 관광지 혼잡
불특정 다수 접촉하는 관광
방역당국, 집단발병 긴장감
'바깥은 안전하다'라는 인식이 번진 영향인데, 실외에 있더라도 사람이 밀집해 밀접접촉이 일어난 경우 코로나19 감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방역 당국은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한 속초여행모임의 3명이 이후 추가 전파를 일으켜 2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곤지암 지인 여행(12명)ㆍ영남 골프 여행(30명)ㆍ제주 게스트하우스(17명) 등 여행ㆍ관광지 관련 집단발병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일단 거리두기 2단계 수준인 현재 방역 조치를 이번 주 상황에 따라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가온 연휴에 여행지를 중심으로 왕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선뜻 하향하긴 어렵게 됐다. 제주도는 입도 시 발열 증상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는 조치를 오는 11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명절 기간 신규 환자가 많이 나온 부산도 한 동 전체를 특별방역조치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강원도는 명절 기간 지역에서 신규 확진 사례가 없었으나 고위험시설 운영 제한 조치를 당분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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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를 접촉하는 관광이 크게 늘어나자 추석 연휴 고향집 방문도 자제하며 방역 수칙을 준수한 시민들은 허탈함마저 느낀다.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출근보다 두렵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찬아(36)씨는 "추석 연휴 기간에 '집콕'했지만 출근하니 다들 여행 얘기를 하고 있다"며 "혼자만 방역 수칙을 따라서 뭐하나 싶은 허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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