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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위험한 CVIP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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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위험한 CVIP 구상 조영기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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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서양의 금언이 있다. 이는 온갖 미사여구로 국민을 미혹시키는 정치인을 경고하는 경구다. 이 경구는 서양에만 한정된 경구가 아니라 한국에도 적용된다. 특히 선의로 포장된 용어가 국가 안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언행에 더욱 조심해야만 한다. 선의로 포장된 용어가 국망(國亡)의 근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제기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Peace)’도 같은 맥락이다. 이 장관이 언급한 CVIP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공식입장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차용한 것 같다. CVID에서 CVIP로의 의도적 전환은 무게 중심을 북한폐기에서 평화로 바꿔치기 하면서 북핵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통일부는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견고하고 되돌릴 수 없는 평화상태를 구축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평화를 강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통일부 태도는 북핵 위협의 실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경제지원의 물꼬를 열려고 하는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모든 국민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싫어한다. 이때 핵심은 말이 아니라 평화를 지킬 능력이 있는가가 관건이다. 특히 북핵이 있는 상태에서 한반도 평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통일부장관의 CVIP는 잘못된 출발이다. 사실 우리 안보당국은 북핵 위협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기피해 왔다. 국방백서는 매년 재래식 군사력만 비교해서 한국의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의 핵보유국가인 북한의 핵전략을 제외한 상태에서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핵무기와 같은 절대무기가 제외된 상태에서 군사력을 비교하는 것은 결정적 한계 때문이다. 핵무기를 포함할 경우 북한의 군사력지수가 한국의 2배가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북핵위협의 실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평화를 앞세워 마치 북핵 위협의 실상을 호도하는 것은 지난 시기의 부정직과 무책임을 연장하는 것일 뿐이다.


사실 우리는 북핵에 대해 부정직과 무책임의 역사로 일관해 왔다. 즉 우리는 ‘핵개발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김일성 발언에 대한 앵무새 역할을 자임했고,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핵은 자위용’이라며 북한입장을 두둔해 주었으며, 핵실험이 거듭될수록 ‘같은 민족인데 핵으로 설마 공격할까’하면서 위협의 실체를 외면하려 했고, 전쟁과 평화라는 억지 프레임으로 국민을 급박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는데 일조(?)하였으며, 참회가 절실한 시점이다. 참회의 출발은 ‘핵 있는 평화는 허상’이라는 인식과 함께 기존의 북핵문제 해법이 실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하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특히 북한의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공산주의가 완성되어 계급투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북한의 평화관을 감안할 때 북한의 핵은 공산주의를 완성하기 위한 주체의 보검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핵 대화 40여년의 지난 역사는 대화와 협력의 접근으로는 핵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는 기존의 접근방식은 포기하고 새로운 접근을 하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새로운 접근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핵을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유엔의 경제제재,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폐쇄, 홍수 등으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진행되는 것 같다.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포기를 강제할 절대무기이자 절호의 기회이다. 따라서 조급한 대화를 위한 섣부른 CVIP로 CVID의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가 구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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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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