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 보물 지정 예고
정확한 축적 기초한 평면도와 정교한 필치 으뜸
"사실적 묘사로 회화적 예술성과 풍부한 정보 동시에 제공"
조선 정조의 친위부대가 주둔한 청사 본영을 그린 건축화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壯勇營 本營圖形 一括)’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채색화 한 점과 간가도(間架圖·건물의 평면도 또는 배치도를 그린 그림) 두 점으로 구성된 이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9일 전했다. 장용영은 정조가 1793년 왕권 강화를 위해 설치한 군영이다. 도성 안(서울 종로 4가 이현궁 터 추정)에 본영, 수원화성에 외영을 두고 운영했다. 1785년 설치된 장용위(壯勇衛)라는 국왕 호위 전담부대를 개편해 마련했는데, 정조가 승하하고 순조가 등극한 지 2년 만에 폐지됐다.
건축이나 지형 현황이 회화, 도안 등으로 나타난 그림들은 정조 23년(1799)과 순조 1년(1801)에 제작됐다. 조선 시대에는 도형(圖形)이라고 불렀다. 전반적인 현황은 물론 관청의 중개축 변화를 왕에게 보고해야 했기 때문에 정확한 축적에 기초한 평면도와 정교한 필치로 건축물을 묘사했다. 과학적인 측량이 이뤄지지 않던 시기에 축적과 지형 지세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대지 형태를 표현했다. 아울러 채색도와 간가도를 한 벌로 작성해 보는 이로 하여금 건축적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후대에 확장된 건물을 다시 그려 장용영이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없어져 형체를 알 수 없는 장용영의 정확한 규모와 세부 건물의 기능을 알려준다”면서 “정간 구획의 대형 평면도와 이와 합치하는 채색건물도가 함께 남은 가장 오래된 사례이자 유일한 도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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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은 제작 시기와 목적이 명확하고 건축기록화의 제작 방법 및 활용,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실증유물이다. 간가도와 채색도를 함께 제작해 다른 간가도와 차별성을 보인다는 점과 사실적 묘사로 회화적 예술성과 풍부한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점 등에서 역사는 물론 예술, 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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