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 보고서
RP 규제로 익일물·기일물 모두 비용 증가 전망
국채서 크레딧물로 자금 이동, AA+ 투자 매력 부각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RP 규제가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RP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RP 매도자는 앞으로 조달 금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금은 국채 위주의 시장에서 크레딧물로 옮겨갈 것으로 판단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다음달부터 과도기간을 갖고 내년 4월부터 이같은 시행령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규제 목적은 1일물 중심의 레포시장을 기일 물(2일물 이상) 시장 중심으로 재편기 위함이다. 당국은 익일물 레포거래의 경우 차환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레포로 조달하는 금액의 일정 비율만큼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RP 매도를 통한 자금 조달자 입장에선 부담이 있다. 익일물 조달 시 현금성 자산 확대에 따른 수익 창출 기회 상실, 7일물 조달 시 익일물 대비 조달 비용이 약 13bp 상승하게 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시행으로 증권사는 RP 장부 규모를 줄이려는 시도가 있지만 절대 비중이 커 RP 장부를 눈에 띄게 축소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증권사는 자금조달의 30%를 RP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일물이든 기일물이든 비용이 늘기 때문에 일부 자금은 기존 국채 위주 장세에서 크레딧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석현 연구원은 “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시기에 주가와 금리 상승 폭이 가장 가팔랐던 점을 고려했을 때 자본이득 관점에서 채권을 매수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캐리 수요로 자금 이동이 나타나 국채보단 크레딧 매수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채시장에선 잔존만기 4~5년 구간에 RP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7년 이상 구간은 적자국채 발행 부담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고, 3년 이하 구간은 RP 7일물 금리와 역전되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크레딧 시장에선 AA+ 등급 회사채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상대적으로 레포 금리와 갭이 크고 금리 낙폭도 남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은행채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하반기 발행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박석현 연구원은 “발행 부담이 있는 가운데 금리 갭도 적어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카드채의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어 발행자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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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에선 AAA 등급과 AA+ 등급 모두 레포 금리와 갭이 50bp 이상 차이 나기 때문에 캐리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그중 AA+ 등급은 자본이익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정부 지원정책과 여유자금 집행으로 AA+ 등급 회사채 매입이 시작되면 금리가 다소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금성 자산 중에선 CD와 발행어음 중심으로 매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열거한 현금성 자산 중에서 거래비용이 적고 그나마 유통시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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