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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가족 오락' 책임졌던 케이블TV의 몰락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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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독점' 깼지만..25년만에 사양길
빅5 생존 위해 통신사에 '피인수' 길 택해
'유료방송 1위' 지위에만 안주 변화 모색 안해
IPTV도 넷플릭스發 OTT 공세 밀려 성장 정체
'결합'통한 가격경쟁력으로만 세 넓혀
경쟁력 키워야 '제2의 케이블TV' 안돼

25년 '가족 오락' 책임졌던 케이블TV의 몰락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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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구채은 기자] "더 넓은 세상, 더 밝은 미래, 30개 채널, 깨끗한 화면, 24시간 방송."


1995년 3월1일 공식 출범한 케이블TV 본방송의 홍보 문구는 화려했다. 프로그램 공급자(PP) 21개사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39개사가 약 2달 동안 시험방송을 거친 뒤 지상파가 중심이던 기존 방송계 구도를 바꿀 뉴미디어의 탄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종합유선방송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에 진입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국민들은 보다 높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25년이 흐른 지금 케이블TV 산업은 사실상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21세기형 뉴미디어에 설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업계 1위 헬로비전과 2위 티브로드가 각각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팔렸고, 최근에는 4위 업체 CMB가 매각을 전제로 한 인수ㆍ합병(M&A)에 나서는 등 12일 현재 케이블TV 시장의 88%를 차지했던 상위 5개 사업자가 이동통신 업체에 매각되거나 매물로 나오면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多채널시대 연 케이블TV...25년만에 왜 사양화됐나

케이블TV가 IPTV에 시장을 잠식당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경쟁력이 꼽힌다. IPTV가 단말기, 유선인터넷, IPTV를 하나로 묶어 파는 결합상품을 내놓을 때 케이블TV는 아무런 전략을 짜지 않았다. 최성진 서울과기대 교수는 "여러 상품을 저가에 묶어파는 IPTV와 달리 케이블TV는 결합서비스가 없다 보니 가격구조 면에서 IPTV와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케이블TV는 IPTV가 2008년말 출범한 뒤 2009년 가입자 1514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내리막을 걸었다. 서비스, 콘텐츠, 상품경쟁력 모두에서 IPTV에 밀리면서 가입자가 급속히 줄어든 것이다. 2018년 IPTV 가입자(47%ㆍ1433만명)가 케이블TV 가입자(43%ㆍ1404만명)를 추월하는 점유율 역전현상인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이후 전세가 뒤집히기 시작했다.


IPTV가 도입된 이후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대응 없이 '안주'한 것도 패착으로 꼽힌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미국의 HBO처럼 케이블TV의 자생력을 키우고, 알뜰폰과의 결합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2000년대 중반 당시 유료방송 1~2위를 점하던 지위에 안주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국을 78개 권역으로 나눠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독점권을 행사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케이블TV 산업 자체가 시대 흐름에 따라 소임을 다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권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케이블TV의 인프라가 인터넷으로 지구 반대편과 즉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넷플릭스發 해외OTT '자본력' 공세...IPTV도 '제2의 케이블TV' 우려
25년 '가족 오락' 책임졌던 케이블TV의 몰락이 남긴 것


문제는 케이블TV를 이긴 IPTV가 처한 상황도 녹록지는 않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의 공세 때문이다. OTT는 매달 1만원 안팎의 구독료를 내면 국내외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여러 기기를 통해 시청할 수 있어서 가격 경쟁력과 편의성이 높다. 독점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비중도 확대해 고객을 끌어모은다. 웨이브(SK텔레콤), 시즌(KT) 등 IPTV채널을 쥔 토종OTT들이 나오고 있지만 오리지널콘텐츠 투자 측면에서 역부족이다. IPTV도 콘텐츠 경쟁력 없이는 '제2의 케이블TV'처럼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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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보유한 OTT가 세를 넓히고 있고, IPTV의 가입자 증가세는 정체 돼 있어 IPTV도 위기의식을 갖고 콘텐츠 투자나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승자독식' 구조라 강한 경쟁사를 넘어서려면 2배 이상의 고객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가격이나 콘텐츠 등에서 차별화를 해야 고사 위기를 맞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성진 교수는 "현재로선 장기간 고정TV(IPTV), 이동TV(OTT)의 보완관계가 유지될 것이지만, IPTV도 자체콘텐츠 제작 역량을 통해 OTT에 대항할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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