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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모두가 TV 앞에 숨죽인 '오후 6시', 총선 비밀상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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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5일 21대 총선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시선집중…총선이 여론조사 기관의 무덤이 된 까닭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정치, 그날엔…] 모두가 TV 앞에 숨죽인 '오후 6시', 총선 비밀상자 열린다 ▲KBS·MBC·SBS 방송3사 출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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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결과를 사실 알고 있었다.” 2016년 4월13일 제20대 총선에서 ‘유명한 동영상’을 남겼던 야당의 중진 정치인이 전한 말이다. 오후 6시 출구조사를 앞두고 웃는 표정을 지었다가 발표 이후 얼굴 표정이 굳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방송 화면에 그렇게 비쳤을 뿐이라는 얘기다.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총선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선거 당일 오후 6시다. 올해도 4월15일 오후 6시에 수많은 이가 TV 앞에서 숨을 죽이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정보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자리다. 선거 승패를 가를 출구조사 결과는 모두의 관심사다. 방송3사는 결과 발표 때까지 극비리에 관리하지만 정당 정보라인의 레이더망에 걸릴 때도 있다.


하지만 결과를 알아도 외부로 유출하거나 공표할 수는 없다. 거액의 자금을 들여 방송 3사가 전국 253개 지역구 여론조사를 진행하는데 해당 언론사의 공식 발표 이전에 공표한다면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 그날엔…] 모두가 TV 앞에 숨죽인 '오후 6시', 총선 비밀상자 열린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보름여일 앞둔 29일 서울 청계천에 투표를 독려하는 홍보물들이 설치되어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올해는 방송3사가 발표하는 주요 정당의 전국 예상 의석은 오후 6시10분, 서울 종로처럼 특정 지역구 예상 득표율은 오후 6시30분에 다른 언론이 공표할 수 있다. 방송3사가 오후 6시부터 선거 판세와 관련한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지만 다른 언론들이 곧바로 이를 받아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선거 투표 마감과 동시에 승패를 확인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선거는 당선자 적중률이 높다. 하지만 총선은 다르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예를 들어 전체 300석 의석 중 A정당은 140석, B정당은 120석 이렇게 정확한 수치를 예상하지는 않는다. 125석에서 140석 사이, 105석에서 125석 사이 등 특정한 범위를 정해 놓고 예측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넓은 범위를 설정했는데도 실제 의석은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직전에 열렸던 20대 총선이 그런 경우다. 방송3사의 총선 예측은 출구조사 만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 출구조사 이전에 나온 각종 여론조사와 여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과를 내놓는다.


방송3사 합동출구조사를 진행해도 방송사별로 예상 의석에 차이가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 그날엔…] 모두가 TV 앞에 숨죽인 '오후 6시', 총선 비밀상자 열린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여 앞둔 13일 서울 중구 지하철3호선 충무로역 스크린도어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한 투표 참여 홍보물이 게시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0대 총선에서 KBS는 새누리당 121석∼143석, 민주당 101석∼123석, 국민의당 34석∼41석 등을 예상했다. MBC는 새누리당 118석~136석, 민주당 107석~128석, 국민의당 32석~42석 등을 예측했다. SBS는 새누리당 123석~147석, 민주당 97석~120석, 국민의당 31석~43석 등을 예상했다.


방송3사 예측 결과는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은 달성하기 어렵지만 원내 제1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은 110석 안팎의 의석으로 원내 제2당,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 구성에 성공하는 선전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방송3사 예측 결과 중 국민의당 부분은 대체적으로 맞췄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 부분은 실제와는 차이가 있었다. 최종 개표 결과는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으로 정리됐다.


방송3사는 20석 안팎의 범위를 설정했지만 새누리당 의석은 예상의 가장 저점에 걸치거나 아예 범위를 벗어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예상 의석은 고점에 걸치거나 예상 범위를 벗어났다. 원내 제1당도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차지했다.


전체적으로 민주당 의석은 현실보다 짜게 평가했고 새누리당 의석은 후하게 쳐준 셈이다. 방송3사가 이런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총선 이전에 발표됐던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게 나왔기 때문이다.


[정치, 그날엔…] 모두가 TV 앞에 숨죽인 '오후 6시', 총선 비밀상자 열린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가 치러진 13일 서울 영등포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 설치된 영등포구선거관리위원회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함을 옮기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총선이 여론조사 기관의 무덤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전국 253개 지역의 판세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지역구 하나 당 500명 샘플을 조사한다고 했을 때 표본오차를 고려한다면 박빙 선거구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다.


이른바 ‘숨겨진 표심’이 더해진다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갈 수 있다. 이번 제21대 총선은 어떨까. 오후 6시 출구조사만 본다면 적어도 원내 제1당이 누가 될지는 알 수 있을까. 여론조사 기법의 발전과 방송사의 각종 ‘보정장치’를 고려할 때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역시 적중률이 높을 지는 의문이다. .


특정 지역구에 대한 결과는 참고자료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타당할 수 있다. 방송사 예측 조사에서는 당선 유력으로 뜬 후보가 실제 개표 결과에서 뒤집힌다면 당사자와 지지자 모두 충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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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총선 당일 오후 6시가 기다려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총선 승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존재라는 믿음이 유지되는 한 총선 당일 오후 6시는 가장 뜨거운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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