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몽골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강경한 봉쇄조치를 시행한 국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봉쇄조치를 시행한 나라들은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비해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전염병 전문가들은 봉쇄전략이 한계가 있다해도 가장 효과적 대응책 중 하나라 설명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들에 의하면 중국과 약 5000km가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몽골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철저한 중국과의 국경봉쇄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몽골정부는 이달 1일부터 중국인의 입국을 원천 차단하고 대중국 석탄수출도 금지했다. 지난해 몽골의 전체 수출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은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극단적인 봉쇄전략을 취한 셈이다. 몽골정부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내달 11일까지 한국행 항공편의 운항중단 조치 또한 내린 상태다.
이달 3일부터 중국은 물론 몽골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20일부터 중국인 입국을 원천 차단한 러시아 역시 봉쇄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러시아 내 누적 확진자는 지난달 말 러시아로 입국했던 중국인 2명으로 알려져있으며, 이들은 시베리아의 의료시설에 격리돼 치료를 받은 후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러시아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표로 다음달 1일부터 한국과의 항공 운항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역시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강경대응책을 펴왔으며, 현재까지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5일부터 14일 이내 중국 본토 방문자 전체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내렸으며 중국인의 무비자 입국과 비자발급도 중단했다. 역시 아직까지 확진자가 발표되지 않은 미얀마도 이달 초부터 중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도착 비자발급을 중단했고 앞서 광저우에서 온 중국 민항 항공기도 탑승객 중 1명이 감기증세가 있다는 이유로 그대로 돌려보냈다.
반면 친중국 성향 정부의 영향으로 초기 대응을 전혀 하지 않았던 캄보디아의 경우에는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공식으로 발표한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발표했던 1명이다. 하지만 앞서 캄보디아 보건당국이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입항과 하선을 허가한 크루즈선인 웨스테르담호 탑승객 중 한명이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가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으로부터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진단체계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친중국가이자 공산국가인 라오스의 경우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특별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달 초부터 국경지역 도로를 봉쇄하고 중국행 항공기 운항도 금지시켰다. 정부 공식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진단기기 등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정부 집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세계 전염병 전문가들은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국경폐쇄는 가장 확실한 대응책 중 하나라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안토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장은 "분명 한계가 있긴 하지만, 국경폐쇄와 엄격한 검역심사는 확산을 늦추고 백신 개발 시간을 버는데 효과적"이라 발언했다. 브루스 아일워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 역시 중국이 후베이성 우한시 등 발원지 및 주요 코로나19 확산 도시 14개를 봉쇄한 것을 두고 "봉쇄조치는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전략"이라 평가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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