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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산성비와 산성눈…추억이 사라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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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산성비와 산성눈…추억이 사라진 시대 산성비는 수목을 고사시켜 토양을 사막화 시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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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최근 겨울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미세먼지가 씻겨 내려간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비를 고스란히 맨몸으로 맞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비의 양이 적으면 그냥 맞으면서 걸어 다니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자신의 몸을 산성비에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를 뭉친, 다시 말하면 각종 중금속들이 물방울 속에 뭉쳐 머리 위로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대처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산성비는 대기오염물질이 대기 중의 수증기와 만나 황산이나 질산으로 변하면서 비에 흡수된 것을 말합니다. 원래 비는 수소이온농도지수(pH) 5.6~6 정도의 약한 산성을 띱니다. pH는 산성도를 나타냅니다. 산성일 때는 7보다 작은 값, 중성일 때는 7, 알칼리성(염기성)일 때는 7보다 큰 값을 가집니다. 즉, 숫자가 작을수록 강한 산성을 나타내죠.


산성비는 황산이나 질산이 생성되면서 pH가 4~5까지 내려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pH 5.6 미만일 때 산성비로 정의합니다. 이는 이산화탄소(CO2)가 생성하는 약산성의 탄산이 포화돼 평형을 유지할 때 산성도가 약 5.6이기 때문입니다. pH 5.0 이하인 비를 산성비로 정의하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산성비는 사막화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성 물질에 의해 영양소가 부족해지고 나무가 말라 죽으면서 사막화가 가속됩니다. 대기 중 이산화황(SO2)이나 이산화질소(NO2)가 많이 묻어있는 미세먼지는 산성비를 내리게 해 토양과 바다, 호수를 산성화시킵니다. 이로 인해 토양과 해양 및 호수의 황폐화, 생태계 파괴, 산림의 고사 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과학을읽다]산성비와 산성눈…추억이 사라진 시대 산성비와 산성눈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인 석가탑과 다보탑도 조금씩 녹여가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공기 중에서 카드뮴 등 중금속이 미세먼지와 결합해 비가 돼 내리면 농작물, 토양, 해양생물의 피해는 불가피합니다. 또 산성비에 포함된 미세먼지가 식물의 잎에 부착돼 잎의 기공을 막고 광합성 등을 방해해 작물의 생육을 지연시키기도 합니다.


문화재 피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강한 산성비는 석회암과 대리석을 부식시킵니다. 이 때문에 문화적 가치가 높은 예술작품과 문화재 등의 피해도 잇따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산림청이 1989년 이후 30여년간 애팔래치아 산맥 안에 34㏊의 산림지역을 대상으로 산성비가 삼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한 결과, 산성비가 초목의 수분 흡수량을 늘려 지구의 물 순환 구조를 변화시키고, 지구 생물 생태계 전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인디애나대 생태학자 리신 왕 교수는 "삼림의 수목은 물론 지구 식물 전체가 산성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돼 오던 물과 에너지 등 생물지구화학 순환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산성비가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물 순환 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가뭄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사막화 현상을 촉발해 사람은 물론 동물들의 삶도 피폐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성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역시 강력한 규제였습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등에서 배출하는 산성물질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배출구에 '촉매컨버터'를 설치를 의무화해 독성이 강한 질소산화물을 저독성 물질인 질소와 산소로 변환시켜주기 때문입니다.

[과학을읽다]산성비와 산성눈…추억이 사라진 시대 요즘은 겨울에 내리는 눈과 비는 무조건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작은 우산으로 서로를 씌워주며 온기를 나누고, 내리는 눈을 입으로 받아먹던 시절은 옛추억 속에 남아있는 한 장면일뿐 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미국에서는 대기청정법을 개정해 연간 이산화황 방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강제했습니다. 그 결과 최근 10년 새 미국 동부지역의 pH 값을 4~5에서 5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공업화가 한창이던 시절에 비해 pH 값이 줄었다고 해도 겨울에 내리는 미세먼지와 한몸이 된 산성비를 고스란히 맞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금속 조각상을 부식시키는 산성비를 맨몸으로 맞는다면, 탈모와 피부질환을 피할 수 없습니다. 미세먼지도 무섭지만, 산성비도 두려워해야 합니다.


요즘 내리는 눈과 비는 모두 산성눈, 산성비입니다. 불과 몇 년전 일부 지방에서 내린 눈의 산성도가 pH 3.9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의 산성도는 식초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내리는 새하얀 눈은 투명한 식초들이 뭉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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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미세먼지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산성비와 산성눈은 계속해서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비를 맞으며 낙엽진 거리를 거닐고, 눈을 입으로 받아먹기도 하던 낭만의 시대는 옛 추억일뿐 입니다. 우산 하나로 연인끼리 비를 피할 수도 없습니다. 비가 오면 각자 커다란 우산으로 자신의 몸을 가려야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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