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역, 산불과 폭염에 비상사태 선포
동아프리카 각국은 홍수피해 급증... 인도양 쌍극자(IOD) 여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인도양의 엘니뇨 현상이라 불리는 '인도양 쌍극자(IDO)' 현상의 심화로 호주에는 폭염과 산불이, 동아프리카 일대에는 대규모 홍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상최고 기온을 돌파한 호주 일대는 지난달부터 산불이 계속되면서 일부 주에서는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쌍극자 현상이 더욱 심해지면서 인도양 일대 국가들의 자연재해 피해도 점점 커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의하면 호주 남동부의 뉴사우스웨일스(NSW) 지역은 기온상승과 강한 바람에 산불이 확산되면서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호주에서는 사상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17일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40.9도를 넘어섰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9월 이후 1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200만 헥타르(ha) 이상의 삼림이 불탔으며 4명이 숨지고 주택 600여채가 불탔다.
호주의 산불과 폭염을 불러온 주범은 인도양 쌍극자현상으로 추정된다. 쌍극자 현상은 인도양판 엘리뇨, 혹은 '인도니뇨'라고도 불리며 인도양의 동쪽부분과 서쪽부분의 해수면 온도 격차가 극심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쌍극자 현상이 심화돼 인도양 서부 일대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고, 동부일대는 내려가는 불균형이 일어나면서 아프리카 동부 국가들에는 홍수가, 호주에는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레딩 대학교 (University of Reading)의 계절풍 시스템 연구자인 앤드류 터너(Andre Turner) 박사는 “인도양 쌍극자가 발생하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지역은 강우량이 증가해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강우량을 얻는다"며 "반면 인도양 동쪽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내려가 강우량이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호주가 불타는 동안 동아프리카 일대 지부티,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소말리아 등 국가에서는 10월부터 내린 많은 비로 300명이 사망하고 28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 심화로 여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인도양 쌍극자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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