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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포기 못해"…'복지유산'이 불러온 佛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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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연금개혁 강한 의지
오래 일할수록 수급애 늘어나
프랑스 국민들 "근무시간 늘리기" 비판
온건성향 노조까지 시위 동참

"연금 포기 못해"…'복지유산'이 불러온 佛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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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연금을 받으려면 더 많이, 더 오래 일하라.'


프랑스 정부가 11일(현지시간) 연금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시위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온건한 성향의 노동단체까지 반(反)연금개혁 시위에 동참하는 등 갈수록 시위가 확산하고 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의 정치생명을 걸고서라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사회 혼란까지 야기한 연금개혁은 프랑스 복지제도의 핵심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제도'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민간기업 종사자들은 25년간 받았던 가장 높은 연봉을 기준으로 삼아 연금 수령액을 계산하고, 공무원들은 최근 6개월 수입을 기준으로 연금을 받는다. 프랑스인들의 연금 수령액은 퇴직 전 소득의 평균 75%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이 58% 수준임을 감안하면 15%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연금체계도 공무원ㆍ예술가ㆍ사기업ㆍ교원 등 직종과 직능별로 42개로 세분화돼있다. 업종에 따라 연금체계 협상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개혁안이 도입되면 프랑스인들은 최고급여 대신 포인트제로 수급액을 산정해야 한다. 포인트제도는 근로자가 납입한 만큼 연금을 받는 게 핵심이다. 월 연금 납입액 10유로(약 1만3000원)당 1포인트를 받고, 1포인트는 0.55유로의 연금으로 전환된다. 세분화돼있던 연금체계도 단일 국가연금으로 통합된다. 결국 연봉이나 업종에 관계없이 오래 일할수록 수급액이 늘어나는 셈이다. 프랑스 정부는 수급연령(62)은 손대지 않았지만, 균형연령은 64세로 제시했다. 최저수급연령은 유지하되 64세를 기준으로 더 오래 일하면 연금을 더 받고, 짧게 일하면 연금을 줄이는 식이다. 물가가 오르면 함께 오르던 연금 수령액도 더 이상 물가에 연동되지 않는다.


"연금 포기 못해"…'복지유산'이 불러온 佛시위


프랑스 정부는 이 제도로 직업 간 이동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경제구조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근무 기간을 늘리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프랑스인들은 더 오래 일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데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연금개혁 반대 파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폴리틱스리뷰(WPR)는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에 성공하더라도 프랑스의 복지유산을 현대화했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며 그의 정치적 경력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개혁정책 때문에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취임 첫해에는 기업들의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산업별 노조를 기업별 노조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주 35시간제는 유지했지만 대신 추가근무수당을 삭감했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일해야 하는 요건도 강화했다. 법인세를 낮추고, 부유세를 삭감해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서민들에게 타격이 큰 유류세 인상도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노란조끼' 시위를 불러일으키며 인상안은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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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프랑스 근현대사상 가장 위협적인 시위였던 1995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가 지속되자 결국 연금개혁을 포기했다. 이런 상황에도 프랑스 정부의 추진의지는 강하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이날 "새 체제가 공정하다고 믿기 때문에 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개혁에 실패할 경우 2025년까지 프랑스의 연금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0.7%인 170억유로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 포기 못해"…'복지유산'이 불러온 佛시위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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