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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뿐인 아빠 육아…'회사 눈치' 문제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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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자 전체 18%수준
'300인 이상 기업' 편중
수익 감소 부담…육아휴직 대신 경제 활동

허울 뿐인 아빠 육아…'회사 눈치' 문제 가장 커 고용노동부는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2016년 7,600여명수준이었으나 올해 연말까지 2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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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국내 한 공기업 팀장 직위를 맡은 남성 A(43) 씨는 지난 9월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한 뒤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A 씨는 아이를 혼자 돌볼 아내가 걱정돼 고민 끝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사측은 육아휴직을 받아들였으나 직급 강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A 씨는 "억울하지만, 복직 후 뻔히 보이는 더 큰 불이익이 염려돼 별다른 수 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아휴직은 근로자의 권리인데, 왜 눈치 보며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국내 남성 육아 가담률이 증가하며 '라떼파파'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라떼파파는 커피의 한 종류인 '라떼(Latte)'와 아빠를 뜻하는 '파파(Papa)'의 합성어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끄는 아빠 즉, 육아에 적극적인 남성을 지칭한다. 공동육아 문화가 자리잡은 스웨덴에서 유래했다.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며 신조어까지 생겨나는 상황이지만, 대다수의 경우 육아휴직제도가 있어도 회사 눈치로 쓰지 못하는 등 아빠 육아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육아를 가족 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보지 않는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016년 7,600여명에서 올해 8월 기준 1만4,000여명으로 증가했으며, 연말까지 2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 노동연구원 자료를 살펴보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수치 상으로 증가했으나 남녀 전체 육아휴직자 중 18%수준으로 확인됐다. 즉 육아휴직 전체 사용자 중 남성은 5명 중 1명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직장인 3분의 1가량은 회사 문제로 육아휴직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서북권직장맘지원센터가 올해 직장인 666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등 고충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23명인 63.5%는 육아휴직 사용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육아휴직 사용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423명에게 육아휴직을 사용 못한 이유를 묻자 '회사 눈치를 봐서'라고 답한 사람은 128명(30.3%)이었다. 이어 '경제적 부담' 92명(21.7%), '사용 방법 잘 모름' 24명(5.7%), '동료 눈치' 13명(3.1%) 순으로 응답했다.


회사 눈치를 보는 이유를 묻자 '동료 대다수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아 부담이 된다'는 답이 74명(5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육아휴직 후 복귀에 대한 보장 불확실' 29명(22.7%), '복직 후 직급(직무) 변동 등 불이익 염려'가 20명(15.6%)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아내가 아이를 출산했다는 직장인 남성 B(34) 씨는 "공무원인 동성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회사 눈치를 안 보고 당연하게 육아휴직을 쓴다"며 "나의 경우 일부러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보장해준다는 회사로 이직했는데, 실상은 허울 뿐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무원이나 대기업 소속 근로자 위주로 아빠의 육아휴직이 운용된다는 점 역시 남성 육아 참여율이 여전히 미비한 데에 일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 휴직자의 기업 규모별 분포도를 살펴보면, '300인 이상' 기업에 재직 중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6.7%였다. 이어'100인 이상' 13%, '10인 미만' 11.5%, '30인 이상' 10.6%, '10인 이상' 8.2% 순으로 집계됐다.

허울 뿐인 아빠 육아…'회사 눈치' 문제 가장 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직장인 상당수가 '회사 눈치(30.3%)'와 '경제적 부담(22.7%)'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사진=연합뉴스


휴직 기간 중 줄어드는 수입 문제도 남성 육아 참여에 큰 장애물 중 하나로 꼽혔다.


노동부는 육아 및 출산 장려 정책으로 육아휴직 보너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휴직 기간 동안 수입이 줄어 발생하는 가계 부담 대신 휴직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더러 발견할 수 있다.


육아휴직 보너스 제도는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육아휴직을 쓸 경우, 두번 째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 처음 3개월간 통상임금의 100%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이처럼 각종 남성 육아 문화 저해 요소를 개선하고자 지난 10월1일부터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은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사용 형태 개편 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배우자 출산과 육아휴직 관련해서 배우자 출산휴가를 살펴보면 유급 3일에서 유급 10일로 증가, 중소기업 근로자 배우자출산휴가 5일분 정부지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 1년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문제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의무규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 등 여전히 사회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육아'를 여성의 문제로 여기는 점과 소득 대체 등의 문제가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문정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장은 "육아는 가족과 사회의 문제"라면서 "이를 여성의 전유물로 보고 사회에서 남성의 육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빠의 육아 참여율은 지속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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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노동부의 제도가 개선된 것 자체는 바람직하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행정력을 높여 남성 육아 참여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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