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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떡 줄 기업은 생각도 못 한 '정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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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떡 줄 기업은 생각도 못 한 '정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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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동우 기자] "논의 순서가 틀렸어요. 기업과 국가 경쟁력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겁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 자체를 더 줄일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고요."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가 '계속고용 제도' 도입을 통해 사실상 정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18일 밝힌 데 대해 경영계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접근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정년을 60세로 의무 연장한 지 불과 2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생산성 향상 여부에 대한 사후 분석과 임금 체계 개편 등 선행 과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중론이다.


경총 고위 관계자는 19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60세 이상 고령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늘고 있지만 추가적인 정년 연장 추진에 앞서 사전적으로 논의해야 할 게 많다"면서 "기업 생산성과 비용 관계, 일자리에 대한 세대 간 충돌, 임금피크제ㆍ호봉제 등 임금 체계 개편 같은 난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년 연장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김동욱 경총 사회정책본부장은 "고령자 고용 친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은 맞지만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면서 "60세로 정년을 연장한 제도가 산업계에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적으로 정년을 65세로 다시 늘리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60세 정년 제도는 민간 기업에 안착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60세 정년제 운영 사업체는 34만5884개소로 전체 사업체의 22.8%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이 1994년 정년 60세 법제화 이전 약 30년에 걸쳐 인사 및 임금 체계 개편 등을 통해 제도 연착륙 방안을 모색하고 정년 60세가 시행된 1998년 당시 기업의 93.3%가 60세 이상 정년제를 실시하고 있던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 경감 방안인 임금피크제 역시 도입률이 21.5%에 그친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사업장 여건에 대한 고려는 없이 기업에 정년 연장 의무와 그에 따른 각종 비용 부담, 노사 간 갈등까지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도 생산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현행 노사 관계와 세대 간 일자리 경쟁 가능성, 연공 서열형 임금 체계 개편 등 사전 준비 없이 강행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근로자의 생산성과 무관하게 근로자 연령 증가에 따라 임금이 자동적으로 상승하는 연공급형 임금 체계가 고착화돼있다. 고용노동부 2017년 통계를 보면 100인 이상 기업의 60.3%는 여전히 호봉제를 운영 중이며 30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 임금은 1년 미만 근로자 임금의 약 3.3배로 조사됐다. 일본(2.5배), 독일(2.1배), 영국(1.6배) 등 선진국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행 연공급형 임금 체계하에서 강제적으로 정년을 연장할 경우 인건비 외에도 사회보험료, 퇴직급여까지 덩달아 커져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정조원 전경련 고용창출팀장은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성과에 따라 임금을 받는 게 아니라 근속 연수에 따라 받을 텐데 그 부분부터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행한 지 2년 밖에 안 된 60세 의무 정년 제도를 먼저 정착시키고 난 뒤 추가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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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식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해결 과제인 청년실업 문제가 있는데 노동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방향이 기존 근로자 보호 강화로 갈 경우 기업의 부담만 커지고 세대 간 사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봤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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