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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퍼들이 신던 '어그부츠'는 어떻게 겨울신발의 대명사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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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서퍼들이 발 보호용으로 신던 '어그', 전 세계 유행 아이템으로
오프라 윈프리·사라 제시카 파커 등 효과로 매출액 1조원으로 치솟아
A등급 양털 골라내는 장인 키워 타 양털부츠 브랜드와 차별화

서퍼들이 신던 '어그부츠'는 어떻게 겨울신발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U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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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겨울에 신는 가장 대표적인 신발 '어그'. 일반적으로 양털부츠를 뜻하는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어그'는 사실 미국 양털신발 전문 브랜드 '어그 오스트레일리아(UGG Australia)' 이외의 업체에서는 어그부츠라는 말을 사용할 수 없다. 어그는 어쩌다 보통명사처럼 쓰이게 됐을까.


어그부츠는 추운 겨울 추위를 나기 위해 만들어진 신발 같지만 사실 한여름 해변가에서 시작됐다. 1960년대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호주와 뉴질랜드 해변가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서퍼(Surfer)'들이 신는 양털 신발이 어그의 기원이다. 서핑 후 해변가의 모래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기 시작했는데, 양털은 온도 조절 능력이 뛰어나 기후에 상관없이 사계절 신을 수 있어 한여름부터 한겨울에도 파도타기를 즐기는 서퍼들에게 안성맞춤의 신발이었다.


이런 양털부츠가 상용화된 건 미국 양털신발 전문 브랜드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덕이다. 1978년 파도타기가 취미였던 회계사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가 호주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설립한 브랜드다. 호주 출신의 브라이언 스미스는 미국의 서퍼들이 양털부츠의 존재를 모르는 것을 보고 호주에서 양털 부츠를 가져와 말리부, 다나 포인트 등 서퍼들이 밀집한 캘리포니아 해변가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신고 벗기 편하도록 다소 투박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어그'의 시작이다.

서퍼들이 신던 '어그부츠'는 어떻게 겨울신발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UGG]


해변가에서 헐리우드로

해변가의 뜨거운 모래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보온과 통풍에도 우수한 양털부츠 미국 서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1980년대 중반에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해변가 주변 서핑 가게들에서는 모두 양털부츠를 팔기 시작했다. 브라이언 스미스는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사명을 미국에 상표 등록 신청을 했고, 1987년 등록을 허가받았다.


초반에는 서퍼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끌었으나 어그부츠 자체가 '캘리포니아의 여유로움'을 상징하게 되면서 도심으로 진출했다. 인근의 로스앤젤레스(LA) 헐리우드 스타들이 어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어그부츠를 신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어그부츠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미국의 신발 회사인 데커스 아웃도어 코퍼레이션(Deckers Outdoor Corperation)은 어그를 1500만 달러(약 178억4000만원)에 인수했다. 이와 동시에 호주에서 같은 발음의 브랜드 '어그(UGH)'에 대한 상표 권리까지 인수하면서 데커스 아웃도어가 사실상 '어그부츠'를 독점했다.


특히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가 자신의 쇼에서 '오프라가 좋아하는 것들(Oprah’s Favorite Things)'이라는 코너를 통해 어그부츠를 소개했고, 어그부츠 350켤레를 자신의 회사 직원들에게 선물하면서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 제니퍼 애니스톤(Jennifer Anniston), 카메론 디아즈(Cameron Diaz) 등 인기 헐리우드 스타들도 어그부츠를 따라 신었다.


곧이어 어그부츠는 미국 패션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2003년 '풋웨어 뉴스(Footwear News)'는 어그를 '올해의 브랜드'로 선정했고, 2000년대 초반 가장 핫한 패션 아이템으로 어그부츠를 꼽았다. 미국에서 시작된 유행은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유행했고, 국내에서는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여주인공이 어그부츠를 착용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중반 1450만 달러(172억원) 규모였던 판매 실적 또한 2008년 6억9000만 달러(약 8206억원)까지 뛰었다. 현재는 120여개국에서 2015년 기준 약 9억1800만 달러(약 1조920억원)의 순매출을 기록 중이다.


서퍼들이 신던 '어그부츠'는 어떻게 겨울신발의 대명사가 됐나 [출처= UGG]

다른 브랜드가 '어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

어그 오스트레일리아가 어그부츠를 내놓은 이후 수많은 모조품이 등장했다. 하지만 어그의 품질을 따라오진 못했다. 어그는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통해 A등급의 트윈페이스 양털로만 제품을 만든다. 트윈 페이스 양털은 '이중외피', 즉 한 면은 가죽, 한 면은 양털로 된 것을 말한다.


A등급 양털로 만든 어그부츠는 양털이 고르고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고 통풍이 잘 되고, 착화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온도조절 기능도 뛰어나 신발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사계절 착화를 가능케 한다. '타 브랜드들도 A등급의 양털을 골라 제작하면 되지 않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으나 사실 A등급의 양털을 골라내는 건 상당히 어렵다. 가죽과 털의 모양과 결, 색상이 모두 균일해야 하며 작은 흠이라도 발견되면 A등급에서 제외되는데 이런 양털의 등급을 알아보는 '장인(匠人)'이 따로 존재한다. 어그는 이런 장인을 가장 많이 보유,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A 등급의 고품질 양털 소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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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등급 양털이 아니면 어떨까. 질이 떨어지는 양털이나 인조 가죽 소재로 만든 양털부츠는 겉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결이 거칠고 통풍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어그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든 제품들이 한여름에도 착용이 가능한 이유다. 다만 한국을 비롯, 많은 국가들에서 서핑 문화가 발달돼있지 않은 데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착용이 가능해 겨울용 부츠로 인식되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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