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바꿔치기' 논란, 장용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친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19·예명 노엘)의 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사진=SBS '뉴스8'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인 장용준(19)씨가 음주운전 사고 직후 장 씨를 대신해 운전했다고 주장했던 남성은 '아는 형'이라고 밝혔다.

장 씨 변호인인 이상민 변호사는 10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대신 운전했다고 주장한 A씨는 의원실 관계자나 소속사 관계자, 다른 연예인은 아니다"라며 "의원실과는 무관하고, 피의자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장용준)는 사고 이후 1~2시간 있다가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밝혔고, 피해자한테도 당시 운전자라고 밝힌 부분이 있다"며 "(음주운전,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했고 (경찰에) 합의서를 제출했다"며 "사고 당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다', '1천만원을 주겠다' 등의 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가족이 사건에 개입된 것처럼 하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변호인이 위임받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실 문이 닫혀 있다. 지난 7일 장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사실이 적발됐다. 음주측정 결과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어 사고 직후 가족들 영향력 행사 의혹에 대해서는 "피의자 이외에 다른 가족들의 힘이 작용하고,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반적으로 음주운전은 사고 직후 조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특혜를 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뺑소니 혐의에는 "언론 보도상에는 지나친 것처럼 나오지만 영상에 나온 것은 일부분이어서 (뺑소니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장 씨는 지난 7일 오전 2시에서 3시 사이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와 추돌하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장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한 30대 남성이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주장해, 장 씨가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장씨를 도피시키려 한 혐의로 입건했다.

또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이 장씨를 바로 조사하지 않고 귀가시켰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봐주기 수사'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적인 단순 교통사고와 달리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맞게끔 수사팀을 보강해 제기된 의혹을 신속히 조사하겠다"며 "관련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이야기와 폐쇄회로(CC)TV 등 물적 증거를 확보해 조사하면 진상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