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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백골사건, 범인은 가출팸…'가출 청소년 범죄' 해결 방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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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백골사건, 가출팸들의 잔혹한 범행
가출 청소년들 가정 내 폭력 문제로 가출 결심
생활비 마련 목적으로 강도 살인 등 범행 저질러
정부, 청소년 쉼터 개편…전문가, 부모 문제 살펴봐야

오산 백골사건, 범인은 가출팸…'가출 청소년 범죄' 해결 방법 없나 경기 오산 백골 시신 발굴 모습.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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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기 오산에서 발견된 백골시신 사건에는 이른바 '가출팸' 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출팸이란 가출과 가족을 뜻하는 패밀리(팸)를 합친 말이다. 이 집단에서 리더 격의 아이들이 어린아이들을 모으며 결성된다.


문제는 가출 청소년들은 숙박·유흥비 등을 마련하고자 범죄 유혹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가출 청소년들을 위해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는 가출 청소년 문제에 앞서 가정 폭력 등 이들이 가출할 수 밖에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산 백골시신' 사건 피해자 B(18)군은 가출 경험이 있는 가해자 A(22) 씨 등 3명을 SNS를 통해 만나 경기 성남, 충남 천안 등에서 2017년 말~지난해 초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함께 지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대포통장을 수집해 파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왔다. 그러다 B 군이 경찰에 불리한 진술을 하자 A 씨 등은 B 군을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B 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C(18)양 등 2명이 "문신을 하러 오산에 오라"는 연락을 받고 사건 당일 현장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오산 백골사건, 범인은 가출팸…'가출 청소년 범죄' 해결 방법 없나

강도 살인까지…가출 청소년 범죄 심각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저지른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1월 전남 여수에서는 전남과 전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이른바 '차량털이'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긴 D(당시 17)군과 E(당시 16)양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여수 지역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한 청소년들로,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차량털이에 나섰다.


D 군 등은 차 안에 열쇠가 있던 8대의 차량을 훔쳤고,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은 금품을 절취하는 등의 수법으로 40여 차례에 걸쳐 모두 3억여원을 털었다.


그런가 하면 2016년 6월 한 가출 청소년 E(당시 17)군은 강도 살인을 저질렀다.


그는 가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택배기사로 위장, 광주시 서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50대 주부를 흉기로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이후 E 군은 부산으로 이동해 밀항 비용을 마련하고자 추가 범행을 준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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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청소년 품을 수 있는 쉼터 부족…정부, 청소년 쉼터 개편 검토

가출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생활비 마련 목적 등의 이유로 범죄 공모 등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 청소년 쉼터가 있다. 청소년들의 생활지원, 교육지원, 의료지원, 상담·정서지원 등을 한다.


문제는 가출 청소년 수용 규모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에서는 연간 가출청소년 수를 27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전국 청소년쉼터는 연인원 32,000여 명(2018년, 여가부)만이 이용할 수 있다.


또 이들이 쉼터에 들어가도 일부는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나간다.


'청소년쉼터 유형별, 퇴소사유별 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청소년쉼터를 찾은 29,256명의 청소년 중 55.9%인 16,352명이 무단이탈, 자의퇴소, 무단퇴소 등 쉼터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갔다. 청소년 쉼터가 가출 청소년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가출 청소년을 위한 쉼터 개편을 논의, 검토하고 있다. 여가부는 청소년쉼터·자립지원관 운영 개편방안을 심의·확정한다고 밝혔다.


쉼터의 유형을 기능 중심으로 통합·개편해 각각의 기능에 보다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일시쉼터는 거리상담과 일시보호를 담당하고, 단기쉼터는 3개월 이내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등을 제공한다. 또 3년 이내 중장기보호를 지원하는 중장기쉼터는 가출 청소년의 사회 복귀를 위한 자립지원에 힘쓰게 된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위기청소년 등 청소년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청소년 쉼터 등 다양하고 세심한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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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내몰린 10대…왜 가출 청소년이 되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청소년 쉼터와 회복지원시설의 만 15세 이상 청소년 730명을 조사한 결과로 지난해 발간한 '가정 밖 청소년 실태와 자립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들은 평균 15.6세에 첫 가출을 경험했다.


집을 나온 주된 이유(74.2%)는 가족 간 갈등과 폭력이었다. 특히 1년 이상 가정 밖에서 생활한 이들의 경우 아버지, 어머니와의 관계가 나쁜 편이라는 응답이 각각 58%, 41.2%로, 한 달 미만 가출자(44.3%, 29.4%)보다 높았다. 청소년들이 가출을 결심하는 이유와 가정 내 폭력 등 문제를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겪은 가정 내 학대는 다양했다.'부모님으로부터 심한 말이나 욕설을 들었다'(56.8%)거나, '나의 미래에 관심이 없음'(49.1%),'공부나 생활 비용을 대지 않음'(48%),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남을 정도로 때림'(43.8%), '아파도 그냥 내버려 둔다'(33.6%) 등이었다. 이런 폭력은 경제적 수준이 낮은 가정일수록 심각한 경향이 있었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는 가정의 울타리를 강조했다. 한 쉼터 관계자는 "가출하는 청소년들 문제에 앞서 가정에 문제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면서 "부모와 아이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모들이 부모로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가출하는)그들의 아픔 등을 들여다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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