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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000억 뚫은 이케아,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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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진출 후 처음으로 年매출 5000억 돌파

성장세는 둔화하고 방문객 수는 줄어

'외곽 대형매장' 마케팅 한계 지적도

매출 5000억 뚫은 이케아,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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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시장의) 환경이 달라져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6개의 매장을 열겠다'던 한국진출 당시 목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글로벌 가구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는 한국시장에서 최초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성장의 흐름이 크게 둔화했고 매장 방문객 수가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대도시 외곽의 초대형 매장을 거점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 적어도 한국에서는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케아는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에 한국에서 5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8 회계연도에 견줘 5% 증가한 결과다. 이케아가 2014년 한국에 진출한 뒤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숫자로만 따지면 의미 있는 실적이지만 업계는 숫자가 아닌 성장의 흐름에 주목한다. 이케아는 2018 회계연도에 47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직전 회계연도에 견줘 무려 29% 증가한 결과였다. 5%라는 성장폭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오프라인 중심의 B2C(기업-소비자 거래) 기업이라는 점에서 매장 방문객 수의 감소는 더욱 뼈아프다. 2019 회계연도에 이케아 광명ㆍ고양점을 방문한 고객은 약 850만명(누적)으로 집계됐다. 2018 회계연도에 대비하면 20만명이나 감소했다. 2017년 고양점 오픈의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케아의 매출성장 둔화와 방문객 감소는 기존의 국내 가구기업들이 대리점 등 일선 매장의 수를 빠르게 확대하며 B2C의 접점을 넓혀가는 것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건설경기 침체와 주택 매매거래의 감소로 특판 등 B2B(기업간 거래)의 사업성이 악화함에 따라 사업의 무게중심을 B2C로 옮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가성비 높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케아가 자랑하는 가격경쟁력이 퇴색했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가구기업의 한 관계자는 50만원 안팎의 중저가 제품들을 예로 들며 "비슷한 제품이 이케아에서는 10만~20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팔리는데, 여기에는 먼 매장까지 직접 찾아가 해체 상태의 제품을 구입해온 다음 조립해야 하는 수고가 뒤따른다"면서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가까운 매장에서 각종 할인혜택과 함께 시공 서비스까지 받는 게 더 낫다고 보는 소비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채널과 물류시스템의 발달로 이케아와 비슷한 콘셉트의 중소 조립가구 기업이 저변을 확장하는 것 또한 적잖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요한손 대표는 "절대적인 매출의 액수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나 소통하고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방문객 수 감소와 관련해 요한손 대표는 "지난해 9월에 오픈한 온라인몰 누적 방문객이 3000만명을 넘었다"면서 이에 따른 집중도의 분산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케아는 오는 12월 기흥점과 내년 1분기 동부산점 개장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020 회계연도 중에 도심형 매장을 열고 장기적으로는 홈퍼니싱 리스 산업에 진출해 사업의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출 5000억 뚫은 이케아,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 이케아 광명점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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