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급여세 인하 등 감세 조치 검토 중" 시인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여세(payroll tax) 인하 등 추가 감세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미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급여세 인하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생각했었고, 자본소득세(capital gain tax) 인하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현재 백악관이 급여세, 자본소득세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감세 조치를 검토 중"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급여세 인하를 보고 싶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감세 조치를 지금 하던 안 하던 경기 침체 때문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 연방제도이사회(Fed)를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요구했다. 그는 "만약 Fed가 그들의 의무를 이행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부터 거리가 멀다고 믿고 있다고 재차 덧붙였다.

한편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급여세 인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당일 성명을 내 "현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당국자들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세우고 있으며 급여세 인하를 위한 백서(white paper)를 펴냈다고 전하는 등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시작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 18일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감세 2.0', 우리는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릭 스콧(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지난주 '중국에서 관세를 받아 감세의 형태로 납세자들에게 되돌려주는 게 어떠냐'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것이 아이디어"라고 말하면서였다. 커들로 위원장은 또 "근로와 저축, 투자를 위한 더 많은 인센티브를 창출할 많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말 경기 부양을 위해 법인세 등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를 단행했다. 이후 3% 중반의 50년래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 활성화 효과를 톡톡이 보고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됐고, 감세 조치의 '약발'이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리세션(recession) 공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달 초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 강수를 두고 중국도 위안화 포치(破七·1달러대 7위안 돌파) 용인,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등으로 맞서면서 위기가 고조되자 미 국채 장단기물(10년·2년물)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뉴욕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잘 나가던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