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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풍산개 자랑하는 北…'국가상징물'로 정상국가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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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국가제일주의'…주민 소속감 유도
국기·국화 등 문화예술적 표상 '국가상징물' 활용
국가정체성 형성…국제무대 정상국가 행보 초석

국기·풍산개 자랑하는 北…'국가상징물'로 정상국가화 행보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은 올해 신년을 맞아 공개한 노래 '우리의 국기'를 형상화한 새 우표 1종을 지난 5월 발행했다. 소형전지로 된 이 우표에는 노래의 가사·악보와 함께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 국화 목란, 국수 소나무 등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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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려오는 '자력갱생'의 구호에 북한 주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조국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선전·선동이 끊이질 않지만 주민의 삶은 여전히 어렵다. 북한 정권은 이런 상황에 맞서 '국가제일주의'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가를 상징하는 문화예술적 표상을 대거 활용하고 있다.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을 유도하는 한편, 국제무대에서 정상국가로서의 지위를 드러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01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정세와 환경의 변화에도 국가 구성원 전체가 신념으로 간직할 이념으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했다"면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구체화하고 국가상징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문화예술을 동원하고 있다"고 19일 발간한 보고서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문화예술적 표상과 시사점'에서 밝혔다.


지난 1월 1일 북한 노동신문 3면에는 노래 '우리의 국기' 악보가 실렸다. 악보 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필이 덮여있었다. 이에 앞서 2018년 11월부터는 국견(國犬) 풍산개, 국수(國樹) 소나무, 국조((國鳥) 참매, 국화(國花) 목란꽃 기사를 차례로 실었다.


국기·풍산개 자랑하는 北…'국가상징물'로 정상국가화 행보 북한은 '국기'를 가장 중요한 국가상징으로 강조하며 문화예술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낸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 예술영화 '우리집 이야기'에서 국기는 중요한 표상으로 등장한다. 노동신문은 지난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친필이 들어간 악보 '우리의 국기'를 지면에 실었다. 국기는 국가의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표다.


북한이 내세우는 국가적 상징물들은 "고난을 이겨내고 승리한 공동체의 역사와 전통을 함축하고 있으며, 현재의 대북제재 위기나 국제적 고립을 극복해 국위를 높이려는 북한의 국가적 목표와 가치를 창출하도록 매개한다"고 이 부연구위원은 설명했다.


가령 지난 3월 17일 노동신문은 '여리하고 용맹한 우리의 국견-풍산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풍산개는 서양개에 비하여 몸집은 작지만 대단히 날래고 이악하며 그 어떤 맹수 앞에서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고 했다. 이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나온 것으로, 차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도 결코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국가상징은 핵보유국으로서 국력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경제적으로 발전된 국가, 문화예술적 으로 월등한 국가를 건설하고자하는 지향을 반영한다"면서 "불량국가가 아니라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창출하여 대중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견인한다"고 했다.


또한 "자력갱생이 지속적으로 강조됨에 따라 주민들의 피로감은 높아졌으며, 소속감은 약해진 상태"라면서 "국가상징은 국가에 대한 결속력과 유대감을 높이는 기표로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연구위원은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대북제재를 풀고 국제사회의 고립을 벗어나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사회주의 문명국을 만들어 도약하고자 하는 김정은 체제의 프로젝트"라면서 "북한 주민의 체제 이탈을 막고 집단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자긍심을 주는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프로그램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국기·풍산개 자랑하는 北…'국가상징물'로 정상국가화 행보 노동신문은 "풍산개는 조선개의 고유한 특성을 다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토종개로서 우리 민족의 기상을 그대로 닮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풍산개는 추위에 잘 견디고 생활력이 강하며 특히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대단히 높다"며 "먹성이 좋으며 거친 사양관리조건에서도 잘 자란다"고 했다. 이러한 언급은 대북제재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 선전 방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이러한 프로젝트는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세탁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연구위원은 "보편적 국가상징을 적극 활용하는 홍보 전략은 기존의 군사적·강압적 국가 이미지를 축소하고 사회주의 정상 국가의 온건성을 표출함으로써 상대의 동의와 협력을 이끌어낼 초석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이러한 프로젝트에 발맞춰, 남한의 대북 교류협력의 방식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그동안 남한은 남북교류에서 '민족'을 강조해온 경향이 있다. 정서적 동질성에 기대어 당위성을 쉽게 확보하는 효과는 있지만, 상호이익을 전제로 하는 본격적인 교류협력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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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연구위원은 "남북한이 교류협력을 기획하고 진행할 때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민족 공조가 아니라 국가 간 '협력 파트너십'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남한이 과거에 북한에 보여주었던 '시혜적' 태도는 북한이 추구하는 대등한 파트너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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